미국이 로마제국, 대영제국 등의 전철을 밟아 몰락하고 있다는 견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가 27일 미국 쇠망의 아홉 가지 징조를 제시했다.
이 잡지가 첫째로 꼽은 징조는 악화하고 있는 일자리 사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0년 미국의 실업률을 9.3%로 예상했다. 비록 일부 유럽 국가보다는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캐나다, 아시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보다는 높다. 경제성장률 또한 견고한 금융제국을 건설해 세계 경제의 심장으로 불리던 전성기에 비하면 초라하다.
이 잡지는 IMF가 예견한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1.9%로 전세계에서 11위에 그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17% 정도로 추산되는 빈곤율도 쇠망의 근거로 꼽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선진국 중 미국보다 높은 빈곤율을 지닌 국가는 터키와 멕시코뿐이다.
특히 바닥권을 맴도는 교육 수준은 미국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15세 청소년들의 수학, 과학 능력은 선진국 평균을 밑돈다. 이 잡지는 "하지만 멕시코 터키 그리스 등 몇몇 국가보다는 나은 수준이니 안심하라"며 냉소적으로 평했다.
국가경쟁력과 번영지수 역시 미국의 후퇴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미국의 순위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2위로 밀려난 상태다. 1위는 스위스다. 최근 영국의 정치경제 전문 레가툼 연구소가 경제 기반, 통치지배구조, 개인의 자유 등 9개 부문을 종합해 발표한 번영지수에서도 미국은 지난해보다 다섯 계단 떨어진 9위에 머물렀다.
이 잡지는 삶의 가치를 보여주는 각종 지수가 형편 없다는 점도 미국의 쇠망을 반영한다고 적었다. 레가툼 연구소가 조사한 건강지수에서 미국은 27위에 머물렀다. 예상 수명은 OECD 30개 회원국 평균보다 짧은 반면 비만율은 가장 높았다. 이밖에 삶의 질 정도를 측정하는 유엔인간개발지수에서도 13위로 한 단계 하락했고, 생활만족도를 조사하는 행복도 조사에서도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등에 한참 뒤쳐진 11위에 머물고 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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