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노르웨이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인도와 중국도 규제강화를 통해 은행 대출을 조이기 시작했다. 이달 초 호주의 금리인상에 이어, 각국이 출구전략을 향해 각개 약진하는 양상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28일(현지시간) "올해 성장률이 -1%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는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1.25→1.5%)했다. 세계 5위 원유 수출국인 노르웨이는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경제회복속도가 빨라졌고 이에 따라 선제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된 이후 금리를 올린 나라는 이스라엘(8월)과 호주(10월)에 이어 노르웨이가 세번째다. 특히 G20국가 가운데 금리인상을 가장 먼저 결정했던 호주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 다음달 초 다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와 중국은 간접적 방식으로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 27일 은행에 대한 법정유동성비율을 종전 24%에서 25%로 1%포인트 올렸다. 유동성비율을 올리면 은행의 대출여력이 낮아진다. 두부리 수바라오 RBI 총재는 "인도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어, 이제 인플레이션 조절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도 28일 대출자금이 주식이나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사용처를 제안하는 개인대출 규정을 발표했다.
한편 이 같은 각국들의 긴축선회조짐에도 불구,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 국가들이 성급하게 출구전략을 시행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아눕 싱 IMF 아ㆍ태국장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9년 하반기 IMF 아시아지역 경제전망REO 컨퍼런스'에서 "1990년대 일본 사례에서 보듯 성급한 출구전략으로 인해 경제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위험이 있다"면서 "출구전략을 쓰기 위해서는 탄탄한 경제회복 지속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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