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이 코스피 지수 1,600선이 무너지고,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200원을 넘어서는 등 크게 출렁였다.
29일 코스피지수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날보다 23.86포인트(1.48%) 내린 1,585.85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장중 원ㆍ달러 환율이 1,206원까지 상승했다가 0.60원 오른 1,196원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조기 금리 인상 논란에 휩싸인 미국의 통화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는 다음달 5일까지는 금융시장의 불안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1,500까지 밀릴 수도
전날까지만 해도 1,600선에 미련을 두던 전문가들도 외국인 매도공세로 코스피지수가 1,580선대로 밀려나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급락하면서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60일 이평선이 깨진 경우 빠른 시일 내 회복하면 오히려 상승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실패 시에는 1~2개월간의 기간 조정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도 "10월초에는 1,580선에서 반등이 이뤄졌지만, 이번 장세에서는 그보다 50포인트 가량 아래인 1,530선까지 밀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 역시 '60일 이평선'의 하향 이탈에 주목하면서 최대 1,500선까지의 조정을 염두에 둘 것을 주문했다. 지수가 계속 하락하더라도 11월초 1,530~1,540선 부근에서 1차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며 1차 지지선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곧바로 1,500선 부근까지 밀려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가 약세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이들 전문가들은 경기 후행 업종에 관심을 기울이라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강 팀장은 "교육, 의류, 소매ㆍ유통주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며, 연말 기업 일부 기업의 자금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재무리스크 및 해외금융 위험도가 높은 종목은 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주문했다. 신영증권 김 팀장도 "주식 비중을 줄여 나가되, 업종별로는 내수주와 배당투자 유망주를 고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증시, 그래도 간다
비관론이 다수파가 됐지만, 일부 증권사들(동양종합금융증권 메리츠 LIG증권 등)은 여전히 공격적인 대응이 유효하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30일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고, 11월5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저금리 정책 고수 입장이 나온다면 미국 증시가 반등하고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매수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논리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날 시황자료에서 "주가 급락은 달러 캐리트레이드 청산과 미국 중소은행의 잇딴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 재연 가능성 등 때문이었으나, 미국 정부의 '약(弱) 달러' 용인 가능성과 미국 대형은행의 흑자 전환 등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투자 종목을 계속 보유할 것을 권유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연구위원도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았으며, 중기 추세선인 '60주 이동평균선(지수 1,560)'이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배 안팎에 불과한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수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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