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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BMW·GM 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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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BMW·GM 눈에 들었다

입력
2009.10.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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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9시 서울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18층. 해외사업부 직원들이 한 장의 이메일을 받아 들고 얼싸 안았고, 현장은 곧바로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이메일은 세계 프리미엄급 자동차 회사 BMW로부터 온 것으로, 내용인즉슨 차량 후미 등인 리어램프 공급 계약을 맺자는 것이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로는 처음으로 이룬 쾌거였다.

세계 프리미엄 자동차 BMW의 문이 쉽게 열린 것은 아니다. 올 3월 독일 BMW 본사 구매담당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극비리에 현대모비스를 찾았다.

명목은 부품 공급 의향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실상은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을 눈으로 직접 보겠다는 의도였다. BMW직원들은 현대모비스의 아산 모듈공장, 경기 용인시 마북연구소는 물론 중국의 장쑤성(江蘇省) 현지 생산공장까지 꼼꼼하게 둘러봤다.

역시나 BMW의 부품업체 선정은 까다로웠다. 세계 각국의 부품업체를 살펴본 BMW는 지난 8월에야 현대모비스에게 '입찰에 참가해도 좋다'는 통지서를 보내왔다. 세계 각국의 내로라는 업체들도 일일이 방문해 다수의 입찰자를 선정한 것이다. 그리고 심사를 무려 12차례 한 끝에 14일 현대모비스를 부품 공급자로 최종 결정했다.

현대모비스는 BMW와 함께 미국의 GM에게도 주차브레이크 관련 부품을 맺는 등 양사에게 모두 9,000만달러(약1,000억원) 규모의 부품을 대기로 했다.

28일 현대모비스 측에 따르면 BMW의 경우 준중형 차종에 리어램프를, GM은 캐딜락 모델에 들어가는 드럼브레이크가 각각 공급된다. BMW에 들어가는 램프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어셈블리'로 흔히 차량 후미등으로 불린다. 내구성과 외관이 뛰어나야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2011년부터 중국의 램프 생산공장에서 할로겐 및 LED를 적용한 두 종류의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한 현대모비스의 부품은 향후 3년간 독일의 뮌헨, 레겐스부르크, 남아공과 중국의 BMW 생산기지에에서 사용된다.

GM에 공급할 브레이크는 차량의 후륜에 장착돼 주차브레이크의 기능을 하는 부품이다. 현대모비스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미국 미시간주의 GM 란싱공장에 조달된다.

현대모비스 해외사업본부장 이준형 전무는 "조명부품과 제동부품의 기술력이 해외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에도 미국의 크라이슬러와도 20억 달러 규모의 새시 모듈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올해에만 독일 다임러와 오디오 부품, 폴크스바겐와 램프 부품 등 주요 세계 완성차업체와 22억4,000만달러(약2조6,700여억원)의 부품공급계약을 맺었다.

현대모비스는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매출 2조8,669억원, 영업이익 3,559억원, 당기순이익 4,295억원의 실적을 내는 등 올해에만 누적 매출 7조4,522억원, 영업이익 1조725억원, 당기순이익 1조1,40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임채영 현대모비스 부사장은 "품질을 더욱 향상, 해외 완성차업체에 대한 부품 공급을 늘리겠다"며 "특히 미래 자동차 부품 개발을 위해 최근 합병한 오토넷과 연계, 차량 전자 장치에 대한 연구 개발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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