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하루 새 5명이나 숨지면서 사망자 발생이 본격화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신종플루 감염 환자는 많지만 외국에 비해 사망자가 적었으나, 이런 추세라면 치사율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26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중3 남학생(14)이 신종플루 감염으로 인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 신종플루 사망자는 모두 21명으로 늘어났다.
이 남학생은 평소 천식을 앓던 고위험군으로 23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24일 폐렴 증세가 나타나 항바이러스제를 투약 받았고, 25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이 남학생은 폐렴을 동반한 신종플루 감염이 천식을 악화시켜 사망한 사례로 분류됐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충청권 거주 어린이 2명도 이날 사망,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뇌성마비 장애 1급인 9세 남아와 안면두개기형 증후군(네이거증후군)이 있는 11세 여아로 모두 고위험군에 속한다.
9세 남아는 24일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 받았으나 26일 호흡곤란이 악화되면서 사망했다. 11세 여아는 23일 발열 증상을 보인 후 25일 응급실에 입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 받았으며, 26일 사망한 후 신종플루로 확진됐다.
신종플루에 걸린 영남권의 78세와 73세 여성 2명도 이날 사망해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평소 당뇨병을 앓던 78세 여성은 20일 발열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으며, 이튿날 항바이러스제를 투약, 22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직접 사인은 패혈성 쇼크로 입원 당시 간농양, 폐렴 등의 증세를 보였다. 협심증이 있는 73세 여성은 24일 신종플루로 확진돼 항바이러스제를 투약 받았으나 26일 오전 사망했다. 흉부 엑스선 검사에서 폐렴, 폐부종,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이 의심됐다. 2명 모두 고위험군에 속한다.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4명의 사인이 모두 신종플루와 연관성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신종플루 사망자는 총 25명으로 늘어난다. 신종플루 감염자가 잇따라 사망하면서 신종플루 공포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사망 사례의 역학적 특징에 변화가 없는 만큼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같은 치명율이라 하더라고 전체 발생사례가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 사망사례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아직까지는 비고위험군 사망자가 늘었다든가 바이러스에 변종이 생겼다든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감염환자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망자가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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