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도 KIA 잔치로 끝날까.
올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뽑는 기자단 투표가 27일 오후 2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다. 1차 투표에서 총 유효표의 절반 이상을 얻는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간 결선투표를 통해 MVP와 신인왕을 가린다.
강력한 MVP 후보는 KIA 김상현(29)이다. 김상현은 2004년 현대 브룸바(히어로즈) 이후 5년 만에 3할(0.315)-30홈런(36개)-100타점(127개)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2할1푼7리에 1홈런 5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게 마이너스 요인이다. 정규시즌 시상식인 만큼 포스트시즌 성적과는 관계가 없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두산 김현수(21)는 최다안타 1위(172개), 타격 3위(0.357), 출루율 3위(0.448), 장타율 3위(0.589)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 타이틀로 꼽히는 홈런, 타격, 타점 부문에서 무관에 그친 게 감점 요인이다.
개인 첫 타격왕에 오른 박용택(30ㆍLG)과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김광현(21ㆍSK)은 수상 여부보다는 몇 표나 얻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 박용택은 부진한 팀 성적(7위), 김광현은 8월 이후 시즌을 접은 게 아쉽다.
신인왕은 한국시리즈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성적만 보면 세이브 공동 1위(26개)인 이용찬(20), 선발로만 9승을 따낸 홍상삼(19), 홀드 공동 2위(16개)에 오른 고창성(24ㆍ이상 두산)의 집안싸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KIA의 고졸신인 안치홍(19)이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역전의 기폭제가 되는 솔로홈런을 뿜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안치홍의 한국시리즈 홈런은 고졸신인으로는 처음이며, 역대 최연소(19세23일)로 기록됐다.
KIA가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배출한다면 프로야구 28년 사상 처음으로 ‘싹쓸이’를 이루게 된다. 88년 KIA 전신 해태는 정규시즌 MVP(김성한), 올스타전 MVP(한대화), 한국시리즈 MVP(문희수)를 석권했다. 하지만 해태는 신인왕을 놓치는 바람에 ‘싹쓸이’에는 실패했다. 그해 신인왕은 MBC 투수 이용철이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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