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뚜껑이 열릴 10ㆍ28 재보선 성적표는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게 된다. 여야의 승패에 따라 정국 주도권 향배가 갈리고, 당 지도부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세종시 문제, 4대강 사업, 내년도 예산 심사 등 주요 현안의 향배와도 맞물려 있다.
아울러 재보선 직후 나올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결정 또한 정국의 주요 변수가 될 게 분명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성적이 4대1로 나온다면 한나라당의 완승이다. 이 경우엔 여권의 정국 주도권이 강화될 뿐 아니라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추동력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정몽준 대표 체제가 공고해짐은 물론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대여 투쟁 동력이 약해질 뿐 아니라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조기전대론의 혼란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4대1의 성적이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한나라당이 3승, 민주당이 2승을 거둘 경우 여야 모두가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 물론 역대 재보선이 '여당의 무덤'이었다는 점에서 이 경우엔 한나라당의 승리에 좀 더 방점이 찍힐 수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이 인정을 받게 된다. 한나라당이 만약 충북에서 이긴다면 세종시 계획 수정론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은 만족스러워 하지는 않겠지만 정세균 대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 다만 2승에 수원이 포함돼 있다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입지가 강화될 소지는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향후 전개될 정기국회 국면에서 여권과 치열한 주도권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3승, 한나라당이 2승을 거두면 민주당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일부 패배론도 나오겠지만 일단 '평작'이라는 평가는 받을 수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선전'이라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이 인정받게 되고, 여권 견제를 위한 동력도 강화될 수 있다. 수도권에서 모두 이겼다는 점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향한 발걸음도 가벼울 수 있다.
한나라당에겐 불만족스러운 결과이지만 여당 내에서 지도부 교체를 위한 조기 전당대회론까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과 충북에서 한 곳도 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여야가 향후 정기국회에서 현안을 두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이다.
민주당 4승, 한나라당 1승의 결과가 나온다면 민주당의 완승이자 한나라당의 참패다. 민주당에선 정세균 체제가 공고화하고, 정권 견제 역량이 세질 것이다. 특히 양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한나라당에 엄중 경고를 주는 동시에 친노세력의 재기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여권의 정국 주도권은 약해지고,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도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여당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조기 전당대회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