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3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2분기(2.6%)와 비슷하거나, 그 보다 좀 아래. 이 점에서 2.9% 성장은 분명 쇼킹한 수치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경기가 전환국면에 도달한 만큼, 짚어봐야 할 부분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성장 서프라이즈' 이후 경기흐름을 가늠할 3대 관전 포인트를 살펴 봤다.
1. '플러스'성장 안착할까.
한국경제에 대해 가장 비관적이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까지도 연간성장률을 -4%로 봤다. 최근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치 '대세'는 -1~0% 선. 하지만 3분기 2.9%의 깜짝 성장이 나옴에 따라 연간으로 플러스 성장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올 4분기에 전기 대비 0.5%만 되면 올해 전체적으로 0% 성장이 나온다"며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도 "4분기에 전년동기비 5.6%만 성장해도 올해 전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는데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5%는 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심 4분기에 1% 성장을 기대하는 눈치. 그러나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4분기는 환율 효과도 떨어졌고 원자재 가격도 올랐으며 정부 지출 여력도 줄어들어 전기대비 1% 성장이 가능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정부지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 기준금리 인상 앞당겨지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가 확인됨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한은 쪽으로 쏠린다. 혹시라도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 실제로 이날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10%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대세. 이성태 한은 총재가 이달 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분기 성장률이 매우 강하게 나오겠지만 '착시효과'가 크다"고 강조한 것은 "성장률이 높게 나오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신호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이었기 때문.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이 높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만큼 이 수치만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3. 자생적 회복 가능할까
3분기까지는 정부(재정지출)의 힘이 컸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추세를 이어가려면 결국 민간부문이 대체해줘야 한다. 윤증현 장관은 이날 "성장 내용 면에서도 점차 민간부문이 바통을 이어받아 회복세를 이끄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3분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예상보다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많다. 김유미 KTB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의 경우 선박구입 등 일시적 요인도 작용했다는 점에서 추세적 회복에 대한 판단은 아직까지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오문석 실장도 "공공부문을 제외하면 고용 회복이 안 되고 있다"면서 "민간 부문의 자생적 수요 회복에 의한 성장이 아니므로 앞으로 정부의 부양여력이 떨어지고 대외 여건이 악화한다면 언제든지 성장률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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