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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애기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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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애기의 웃음

입력
2009.10.2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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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는 방에 든 햇살을 보고

낄낄낄 꽃웃음 혼자 웃는다.

햇살엔 애기만 혼자서 아는

우스운 얘기가 들어 있는가.

애기는 기어 가는 개미를 보고

또 한번 낄낄낄 웃음을 편다.

개미네 허리에도 애기만 아는

배꼽 웃길 얘기가 들어 있는가.

애기는 어둔 밤 이불 속에서

자면서도 낄낄낄 혼자 웃는다.

잠에도 꿈에도 애기만 아는

우스운 하늘 얘긴 꽃펴 있는가.

● 아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건 쉽지 않다. 아기가 벙긋 웃으면 뭔가 좋은가보다 싶을 뿐, 보채면 배고프겠다 기저귀가 축축하겠다 짐작할 뿐. 그런데 아기들은 혼자서 끊임없이 무언가와 통신을 계속한다.

이야기를 나누는지 빙긋 웃기도 하고 눈을 찡긋거리기도 하고 손을 하늘로 향해 뻗다가 주먹을 쥐기도 한다. 발버둥을 치다가 멈추면서 눈꼬리에 눈물이 잡히도록 하품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잠이 든다.

잠이 자면서도 코를 실룩거리다가 옹알거리다가 손을 오무렸다가 폈다가 누구를 찾는 것처럼 흔들기도 한다. 아기들은 무엇을 하는가. 누구와 저렇게 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가. 아기들의 통신기록이 참 궁금하다. 서정주 선생님은 이렇게 아기들의 통신기록을 작성하셨다.

허수경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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