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용수조차 공급하지 않는 등 지나친 '물 욕심'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AP통신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7일 국제앰네스티가 이날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서안지구 대수층(지하수를 품은 지층)에서 나오는 물 80%를 이스라엘이 독점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원(水源)이 없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전적으로 이스라엘 정부의 물 공급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자국민의 풍족한 물 사용을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수원 접근을 통제하고 생활용수 공급을 줄여,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230만여명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1인당 하루 100ℓ)에 못 미치는 70ℓ의 물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그러나 이 지역에 사는 이스라엘인의 경우 하루 300ℓ에 달하는 풍족한 물을 공급받아 농사와 수영장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 군이 빗물저장고를 파괴하고 물탱크도 징발해 팔레스타인의 용수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앰네스티는 이밖에 하마스가 팔레스타인을 장악한 이후 가자지구 상하수도 시스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 지역 용수의 95%가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고 밝혔다.
헤브론 남부 투와니에 사는 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물 한 방울을 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항상 부족하다"며 "하루 하루가 물싸움의 연속이다"고 말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앰네스티 조사관은 "이스라엘의 차별적인 물 공급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삶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용수 공급 제한을 하루 빨리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 당국은 앰네스티의 보고서에 대해 "편견이 가득하다"며 "1인당 물 공급량도 이스라엘인이 하루 408ℓ, 팔레스타인인이 287ℓ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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