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 양안의 대단위 경제통합 움직임이 가속도를 내고 있어 이른바'차이완(Chiwan:차이나+타이완)' 황사가 우리나라에 휘몰아칠 태세다.
중국과 대만은 내년초 열리는 제5차 양안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한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 내년 5월부터 발효시킬 계획이다. 이 협정으로 양안의 경제통합은 획기적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황사의 발원지는 중국 푸젠(福建)성 성도인 푸저우(福州)에서 자동차로 동남쪽으로 2시간 달린 뒤 다시 배를 타고 30분 가면 나타나는 섬 핑탄다오(平潭島). 중국에서 5번째로 큰 섬인 이 곳은 대만의 실리콘밸리인 신주(新竹)와 해상으로 126km떨어져 있다. 중국과 대만 양안간 경제합작 시범지구인 핑탄다오의 개발 열기는 뜨겁다.
25일 오전 이 섬으로 향하는 카페리 선상에서는 투자검토를 하러 가는 대만의 대표적 노트북 제조업체 화슈어(華碩ㆍASUS) 직원 10여명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대만업체들이 핑탄다오로 몰려들고 있다.
ECFA가 발효되면 중화경제권'차이완'은 세계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에겐 대만의 기술력까지 흡수하게 될 중국기업의 고성장이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중국의 자본ㆍ시장에 대만의 기술이 결합돼'차이완 메가 컴퍼니'를 만들어 낼 경우 세계 시장에서 우리 제품과 중국 제품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가시화돼 중국 비야디(比亞迪)는 대만의 전자제품 생산서비스그룹 폭스콘의 기술자 400여명을 한꺼번에 스카웃하면서 세계적 전기자동차 회사로 급부상했다.
대만의 TSMC와 UMC, AUO 등 반도체업체들은 삼성전자 등과의 경쟁을 위해 첨단 0.13µ공정기술 등을 앞세워 중국 기업들과 자본ㆍ기술의 전략적 결합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의 수출은 겹침 현상이 두드러져 중국 시장을 놓고 벌이는 대만과의 경쟁은 우리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ECFA 체결로 관세인하조치가 이뤄지면 상대적으로 한국제품의 경쟁력은 대만제품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관세율이 높고 대만과의 경쟁이 치열한 PVC 등 석유화학제품과 전기전자 제품, 정밀기계 제품 등 3개 분야는 피해가 클 전망이다. 이미 중국 LCD 시장에서는 지난해 1분기 각각 46.2%, 35%였던 한국과 대만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1분기엔 29.7%, 56.5%로 역전됐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과 대만기업들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장은 "시장상실을 막기 위해 한중 FTA체결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만과의 경제적 협력개선을 통해 한국의 기술력과 대만의 중국시장 침투력을 결합하는 전략적 제휴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핑탄다오(중국 푸젠성)·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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