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혼전 지역에서는 불과 몇 십 표가 후보의 당락을 결정짓고, 당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
10ㆍ28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지는 5곳 가운데 수도권 및 중부권 3개 지역에서 막상막하의 혼전 양상이 전개되자 여야 지도부는 자신의 선거를 치르는 것 이상으로 숨가쁘게 뛰고 있다.
재보선을 사흘 앞둔 25일,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펜션에서 숙박한 뒤 대중탕에서 목욕하고 조기 축구회 행사장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했고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통기타에 맞춰 대중가요를 부르거나 호프집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두 대표는 또 '경제 살리기'(한나라당) '중간 심판론'(민주당)을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했다.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단 1석이라도 건지기 위해 충북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한나라당 정 대표는 이날 새벽 괴산의 한 펜션에서 일어나자마자 인근에 있는 대중목욕탕을 찾아 샤워를 하면서 주민들과 만났다. 그는 전날 밤 수원 장안 지역 유세를 마치고 의원 5명과 함께 충북 괴산의 한 펜션으로 이동해 숙박한 뒤 이날은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 지역에 화력을 집중했다.
축구광인 정 대표는 이날 주특기를 살려 괴산중학교를 비롯해 조기 축구회 행사가 열리는 곳들을 잇달아 찾았다. 그는 이어 시장 등을 찾아 길거리 유세를 했다.
정 대표는 청천면사무소 앞에서 벌인 길거리 유세에서 "경대수 후보가 이곳 괴산 출신인 것을 아시느냐"면서 "경사 나게 해드리겠다. 대박 나게 해드리겠다. 수지 맞춰 드리겠다"고 경대수 후보 이름으로 즉석 3행시를 선보였다. 그는 청천시장 유세에서는 "중부 4개 군의 균형된 발전을 위해 이 지역을 지나는 동서 고속도로의 조기 착공과 완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지역 발전 공약을 했다.
정 대표는 계속 충북 지역을 누빈 뒤 오후 늦게 당 버스로 안산 상록을 지역으로 이동해 부곡프라자 사거리 등에서 유세를 벌였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이날 재선거 지역 3곳을 누비며 종횡무진했다. 정 대표는 이에 앞서 전날 밤에는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인근에 있는 호프집을 찾아 대학생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대학등록금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7시 수원 만석공원에서 이찬열 후보 지지를 당부하는 유세를 가진 뒤 수원 광교산 입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등산객들을 상대로 "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의석수가 아니라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라며 한 표를 호소했다.
정 대표는 이어 '엄마가 뿔났다'라고 이름 붙인 간담회를 가졌다. 정 대표는 가정주부 30여명을 상대로"4대강 사업 때문에 교육, 복지 예산이 대폭 줄었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통기타에 맞춰 '짝사랑' 등의 대중가요를 부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한명숙 전 총리, 추미애ㆍ박영선 의원 등도 참석했다.
정 대표는 이어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된 안산으로 넘어가 시장 등을 돌며 김영환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날 밤에는 경남 양산으로 이동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전략 지역인 충북을 타깃으로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이 총재는 이날 경기 안산 월피동 성당에서 장경우 후보 지원 유세를 벌인 뒤 곧바로 충북 음성, 진천으로 이동해 정원헌 후보를 위해 뛰어다녔다.
이 총재는 음성군 금왕시장 연설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싸움밖에 모르는 두 정당에게 병졸 한 사람을 보내 주는 것"이라면서 제3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정 후보에 대해 "수돗물 마시며 배를 채우고,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고생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참신한 일꾼을 뽑아달라"고 당부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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