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마련한 핵 협상 합의초안에 대한 동의를 일단 보류한 가운데 IAEA가 25일 이란 내 제2 우라늄농축시설에 대한 사찰에 착수했다.
IAEA 사찰단은 이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 제2 우라늄농축시설이 건설되고 있는 쿰지역으로 이동해 3일간 핵 사찰을 벌일 예정이다. 이란은 유엔 핵 특별 정상회의가 열린 지난 달 21일 이 시설의 존재를 국제사회에 공표, 이란의 핵 야망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우려가 고조됐었다.
IAEA사찰단은 이란이 제공한 쿰 지역의 핵 시설 정보가 사실에 부합하는 지 검증하고,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핵 시설이라는 이란 측 주장의 타당성을 평가하게 된다고 AFP통신은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 협상당사국들은 원심분리기 등 쿰 지역 내 우라늄 농축시설이 나탄즈에 설치된 기존 시설보다 첨단화한 장비를 갖춰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우라늄 농축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AEA 합의초안의 핵심인 저농축 우라늄의 해외반출에 반대하는 이란 고위인사의 발언이 나오고 있어 이란 핵 문제의 향배는 쉽게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의회 알리 라리자니 의장은 이란 국영통신사인 ISNA에 "우리가 가진 3.5% 농축우라늄을 강대국에 주고, 20% 농축우라늄을 받는 것은 속임수로 둘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면서 "IAEA 합의초안은 불법적이며 비논리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은 지난달 30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제안했던 것으로 라리자니 의장의 발언은 이란내 이견을 드러낸 것이다.
이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진 2차 핵 협상 후 마련된 IAEA 합의 초안에 대해 "IAEA 제안을 호의적인 관점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지만 동의여부에 대한 결론은 내주 중에나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정상은 전화통화를 갖고 IAEA 합의안을 승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