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쪽빛바다 위에 보석처럼 흩뿌려져 있는 섬 가운데 하나인 욕지도(欲知島)에 이 섬 출신인 김성우 전 한국일보 논설고문의 저서'돌아가는 배'문장비가 24일 세워졌다.
'돌아가는 배'는 명문장가로 이름이 높은 김 전 고문이 1999년 발간한 자전적 에세이집 제목이자 수록된 글의 마지막 제목이다.
수평선에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을 이루는 일주도로변 새천년기념탑 공원에 건립된 문장비는 화강암 받침에 가로 2.05m, 높이 1.23m의 오석(烏石)에 '돌아가는 배' 맨 마지막장 첫머리 부분을 새겼다.
'나는 돌아가리라. 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리라. 출항의 항로를 따라 귀항하리라. 바람 가득한 돛폭을 달고 배를 띄운 그 항구에 이제 안식하는 대해의 파도와 함께 귀향하리라.
어릴 때 황홀하게 바라보던 만선(滿船)의 귀선(歸船), 색색의 깃발을 날리며 꽹과리를 두들겨대던 칭칭이 소리 없이라도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빈 배에 내 생애의 그림자를 달빛처럼 싣고 돌아가리라.'
비 뒤쪽에는 '자전적 에세이집 <돌아가는 배> 는 이 섬에서 자란 그의 고향 찬가이자 사향의 노래로 당대 최고의 명문이라 절찬을 받는 명저다'라는 소개글과 함께 문장비 주인공인 저자의 약력을 새겼다. 돌아가는>
특히 문장비는 욕지도에 주민이 살기 시작한 때를 기념하는 '욕지 개척 121주년'을 맞아 2005년 5월 고향인 욕지도 동항리에 '돌아가는 배'문학관을 세워 귀향한 뒤 작은음악회와 영화상영 및 연극공연, 시낭송 연수회 등을 열어 고향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그의 공로를 기려 '욕지개척기념축제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섬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1,000만원의 성금을 모아 건립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날 문장비 제막식에는 노재봉 전 국무총리, 김종하 전 국회부의장, 박우동 전 대법관,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연극인 손숙, 오세영 서울대 명예교수, 진의장 통영시장과 주민 3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이날 저녁 저자가 귀향해 둥지를 튼 '돌아가는 배'문학관에서는 시낭송회가 열려 가을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섬마을에 문학의 향기를 뿌렸다.
문장비의 주인공인 김 전 고문은 '세계의 문학기행' '백화나무 숲으로' '파리에서 만난 사람' '문화의 시대'등 주옥 같은 저서를 썼다.
통영=이동렬 기자 d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