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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 "현정부와 불편한 게 있다면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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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 "현정부와 불편한 게 있다면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 해결"

입력
2009.10.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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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역대 최고 지지율을 거두며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된 자승 스님은 당선증 수령 직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내 총무원에서 짧게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시종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며 당선자로서 신중한 첫 행보를 시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 이명박 정부와 불교의 관계가 불편했다. 어떻게 풀 생각인가.

"불교 종단이 현 정부와 불편했다는 것은 바깥에서 객관적으로 보실 때 그렇다는 의미인가요? 만일 그렇다면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일 테니 취임한 뒤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가 있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_ 총무원장 선거 사상 최다 득표로 당선됐는데, 이후 문중별 배려 등 과제도 만만찮을 듯하다.

"여러 문중의 종회 의원 스님들과 많은 본사 주지 스님들이 지지를 해준 만큼 요구도 많을 것이라 보시는 듯하군요.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종단의 발전입니다. 종단의 이익이 교구 본사의 이익보다 우선해야 하고, 교구 본사의 이익이 계파나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해야 합니다. 그 원칙으로 종단을 운엉하겠습니다."

_ 경쟁 후보가 천명한 공약 중에 국립공원 문화재 관람료 및 입장료 폐지도 있었는데.

"종책과 공약 중 대정부 협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취임 이후 정리해서 따로 답변드리겠습니다."

_ 총무원 집행부 인선 원칙은.

"어떤 인사나 마찬가지겠지만 각 부서별로 전문 능력을 가진 분들을 우선 배정하겠습니다."

자승 스님은 기자회견 직전 '당선소감문'을 낭독했다. 그는 "저에게 문중과 교구를 떠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것은 '안정과 화합'이라는 토대를 구축한 제32대 총무원을 계승하여 한국 불교의 '도약과 중흥'이라는 결실을 맺으라는 격려와 채찍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자승 스님은 몰라도 서울 관악산 연주암의 '비빔밥 점심' 공양은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연주암 신도뿐 아니라 일반 등산객들에게 비빔밥 공양을 시작한 이가 자승 스님이다. 1994년 1월부터 IMF의 허기가 극한이었던 1999년 말까지 연주암 주지로 있으면서 자승 스님은 많게는 하루 5,000여명의 등산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그 전통은 이어져 지금도 연주암은 주말이면 하루 2,000여 그릇 이상의 비빔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제32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때 그는 총무원 총무부장이었다. 선거 직후 그는 지관 스님과의 경쟁에서 근소한 표 차로 낙선한 정련 스님을 찾아가 인사, 선거의 후유증을 씻고 종단 화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연주암 주지 시절에는 과천종합사회복지관 관장까지 맡아 지역 복지에도 공을 들였고, 은사인 전 총무원장 정대(1937~2003) 스님 입적 후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에 취임해 전문 불교학자 양성과 청소년 포교에도 열정을 쏟았다.

1954년 강원 춘천 생인 자승 스님은 72년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현 총무원장 지관 스님에게서 사미계를, 74년 부산 범어사 석암 스님에게서 구족계를 받았다. 86년부터 총무원 교무국장과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을 거치며 종무행정 경험을 쌓았고, 종단 입법기구인 중앙종회 10~14대 의원과 사무처장, 의장 등을 역임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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