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가 학생들과 함께 내년도 등록금에 관한 논의기구를 만들기로 한 것과 관련, 학교당국과 총학생회가 기구의 성격을 놓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22일 "내년도부터 학생회가 등록금 책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총학생회가 그 근거로 최근 학교측과 합의한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은 '2009년 12월부터 등록금 위원회를 설치해 학생들과 등록금 책정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고 이를 적극 반영한다'는 내용으로 지난달 8일 학생처장과 총학생회장이 각각 서명했다.
학생회 관계자는 "그동안은 학교측이 등록금 인상률을 결정한 뒤 등록금 조정위원회를 열어 학생회 입장을 반영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등록금 책정 단계에서 학생회가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교당국은 "학생들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총장을 대리해 합의문에 서명한 손동호 학생처장은 "등록금 위원회를 두기로 했지만, 위원회의 성격과 범위, 인적 구성, 개최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고충을 들을 수는 있지만 학생이 학교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었다.
학생회는 이에 대해 "9월 합의 후 대자보 등을 통해 합의내용을 공개했는데 학교측이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학교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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