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런 지음ㆍ전소영 옮김/흐름출판 발행ㆍ328쪽ㆍ1만4,000원
하는 일이 술술 풀릴 때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반대로 하는 일마다 뜻과 달리 되면 자신과 세상을 되돌아본다.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간다면 경제학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현재 경제가 좋다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이처럼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경제학은 그 능력을 의심받았다.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은 기존 경제학의 전제에 반기를 들고 그 오류를 꼬집으려는 행동경제학 서적이다. 저자 피트 런은 BBC 기자 출신 경제학자로 현재 더블린 경제사회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경제학이>
기존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인간이 합리적이라면 그 마음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볼 필요가 없고 그 행동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의 경제행위가 꼭 합리적이지는 않다. 가령 옷을 사러 갔다가 예산 범위를 초과하는 옷을 가방에 집어넣는 경우가 있다. 집에 돌아와 후회하지만 이미 옷값을 지불한 뒤다. 후회를 하고도 또 반복하는 게 인간이다.
사고가 나지 않으면 보험금을 받지 못할 것을 알고도 자동차보험에 들거나, 광고가 속임수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광고에서 본 물건을 사게 되는 것도 기존 경제학은 설명하지 못한다. 이런 행위의 배경은 세계에는 불확실성이, 인간에게는 본능과 충동의 심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경제학은 그런 점을 간과한 채 인간의 경제행위는 효율적, 합리적이며 경제적인 인간은 행복한 인간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책은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 및 임금에 대한 시각에서도 기존 경제학은 한계를 드러낸다고 주장한다. 전통 경제학에 따르면 노동자는 돈에 의해서만 움직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노동자들이 손해를 감수하며 일한다. 임금 역시 개인의 생산성과 정비례하지 않는다. 생산성 높은 사람이 임금을 많이 받는 경향은 있지만, 개인의 임금은 생산성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기업 역시 그렇게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신경과학을 전공했다. 따라서 행동학적 실험을 통해 밝혀지는 인간의 경제 본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접근이 기존 경제학이 놓친 인간의 행동, 인간의 마음을 주목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