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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물밑접촉 인사 누구인가/ 머리카락조차 안보인다…베일 싸인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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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물밑접촉 인사 누구인가/ 머리카락조차 안보인다…베일 싸인 '채널'

입력
2009.10.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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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타진하기 위한 남북 간 물밑 접촉을 두고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단 최근 싱가포르를 비롯한 제3국에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남측 핵심 인사가 접촉했다는 정보는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남측 채널로는 여권 핵심 관계자와 정보기관 실무자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남측의 채널이 누구인지 특급 비밀로 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물밑 접촉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기 정상회담 추진 과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2000년 6월 남북이 첫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사실은 4월10일 남북 동시 발표로 세상에 공개됐다. 하지만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기 한 달 전인 3월9일 양측 정상의 특사인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비밀 접촉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박 장관을 수행했던 사람은 김보현 당시 국정원 대북 담당 3차장과 서훈 국장이었고, 막후엔 임동원 국정원장이 있었다. 그리고 이에 앞서 2월 초 청와대가 현대와 친북 일본인 요시다 다께시를 통해 북한에 정상회담 의사를 타진했었다.

2007년 2차 정상회담 때도 마찬가지다. 그 해 7월 초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의 대북 접촉 제의를 같은 달 29일 북한이 수용해 김 원장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이후 김 원장이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하면서 정상회담 얘기가 나오고 8월8일 정상회담 개최 사실이 발표됐다. 김 원장의 방북 이전에도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도 북측 인사와 접촉한 적이 있다.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는 "두 정상회담 추진 과정의 공통점으로는 보안 유지를 위한 국정원 라인 가동, 정상회담 가시화 전 실무급 물밑 접촉, 대통령의 뜻을 직접 전할 수 있는 핵심 측근의 움직임 등이 있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번 접촉과 관련 남측에서는 우선 국정원 등 정보기관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눈길이 많다. 아무래도 보안이 잘 유지되는 국정원이 대북 접촉을 관장하거나 실무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원세훈 원장은 남북 접촉설이 제기되던 기간 서울에 있었다"면서 "국정원 인사가 이번 접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대북소식통은 "국정원 차장급 인사와 실무 국장, 정보사령부 등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통일부 등 공식 부처는 이번 접촉에서 배제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 핵심 인사들이 대북 접촉에 나섰다는 추정도 끊이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금주 초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북한 김양건 부장과 접촉했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이 의원 본인과 정부 당국자의 해명이다.

하지만 이 의원이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중국 또는 북측 인사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정상회담을 타진했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와 함께 친이계 핵심 의원 1~2명과 한나라당과 인연이 깊은 I목사, K씨 등의 동선도 남북 접촉과 관련해 관심을 모은다.

또 최근 남북 접촉에서 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남북 접촉 자체가 언론에 노출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의제와 회담 장소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성과가 없었다" 등 갖가지 소문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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