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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 축제 개최한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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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 축제 개최한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

입력
2009.10.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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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도는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일본 다도의 원형인 한국의 다례(茶禮)는 정작 우리나라에서 조차 잊혀지는 실정이에요.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중요한 수단인 차 문화의 보급과 육성이야 말로 21세기 문화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겁니다."

22일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200여개의 차 관련 단체 및 개인이 참가한 '2009 서울 세계 차 문화축제'가 열렸다. 연꽃차, 버섯차 등 다양한 차와 전통 다식, 떡 등이 출품된 이번 행사를 진두지휘한 주인공은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 김성곤(1913~1975) 회장의 둘째 딸인 김의정 명원(茗園)문화재단 이사장이다.

한국의 차문화 보급에 헌신했던 어머니 김미희(1920~81) 여사의 아호를 따 이름을 붙인 명원문화재단을 1990년부터 이끌고 있는 김 이사장은 요즘 각종 차 관련 행사와 강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하루 일과 중 집 앞뜰에 마련한 작은 차밭을 가꾸는 일만큼은 거르지 않는다.

"우리 집에 오신 손님들이 잡초를 뽑고 있는 나를 보고 일하시는 아주머니 인줄 알고 이사장님 어디시냐고 많이들 묻곤 해요."

김 이사장의 지극한 차 사랑은 한국 차 문화의 본산으로 불리는 해남 대둔사의 일지암(日枝菴)을 복원한 어머니 명원 여사로부터 물려 받은 것. 김 이사장은 "어머니께서 진흙 투성이 공사 현장을 흰고무신을 신고 오르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현재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맡고 있는 김 이사장은 차 뿐만 아니라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의 신심도 이어 받았다. 그는 "점심이면 각지에서 오신 스님들이 공양을 하러 오셔서 집안이 꽉 찼었다"며 "덕분에 어린 석원(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는 '공양'이란 말이 '점심'이란 뜻인 줄 알고 컸다"고 회상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7호 '궁중다례의식' 보유자이기도 한 김 이사장은 한국 차 문화의 중흥기를 꿈꾸고 있다.

"고려시대는 제사상에 원래 차를 올려놓을 정도로 차 문화의 전성기였어요. 차 문화가 다소 쇠퇴한 조선시대에도 왕이 외교 사절들에게 차를 접대하는 '접빈례'가 활발했죠. 이런 전통이 끊어지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서양의 커피문화가 차 문화를 압도한 현실이 참 가슴 아픕니다."

그렇다고 김 이사장이 완고한 복고주의자는 아니다. 그는"일본인들에 비해 속정이 깊은 한국사람들이 거칠고 무례하다는 평가를 받는 건 모두 국제적인 매너가 부족해서 일 때가 많다"며 "그런 면에서 세계를 무대로 뛸 인재의 육성과 인성 교육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한국 전통예절교육이 정규 교과과정에 꼭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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