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브래프먼 등 지음ㆍ강유리 옮김/웅진씽크빅 발행ㆍ232쪽ㆍ1만2,800원
인간은 이성적 동물인가?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지만, 주위에서 목격하게 되는 모습은 늘 그렇지 못하다. 값이 계속 폭락할 것이 뻔한데도 보유한 주식을 팔지 못하고, 이뤄질 수 없는 관계에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첫인상만 보고 채용자를 결정하는 면접이 반복된다. 베테랑 조종사가 어이없는 판단으로 승객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경험 많은 의사가 아이를 죽게 만들기도 한다.
경영 컨설턴트인 오리 브래프먼과 심리학자 롬 브래프먼 형제가 함께 쓴 이 책은 우리를 이토록 무모한 선택으로 이끄는 것의 정체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들은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조직행동학 등의 최신 연구 성과를 풍부한 사례와 접합해 인간의 행동을 왜곡시키는 '역동적 힘'을 밝힌다. 이 힘은 '손실기피' '가치귀착' '진단편향' '카멜레온 효과' 등의 개념으로 설명되는데, 읽다보면 세상을 뒤흔드는 비이성의 크기에 섬?한 느낌이 든다.
저자들은 "보이는 대로 판단하지 말고 존재 그대로를 관찰할 것"을 주장한다. 집착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인식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함정에 깊이 빠져들기보다 책 제목처럼 방향을 선회(sway)하는 선택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또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심리적 힘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자발적인 대기 시간'을 가질 것도 충고한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