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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청사 논란' 성남시 신청사 가보니…"웅장하네…없는 게 없네" 성남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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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청사 논란' 성남시 신청사 가보니…"웅장하네…없는 게 없네" 성남 궁전

입력
2009.10.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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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0시30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152 성남시청 신청사. 5톤 트럭 두 대가 도착해 플라스틱 서류 상자 수백개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이사 작업이다.

다음달 18일 개청식을 앞두고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옛 청사 (수정구 태평동)의 29개 부서를 비롯해 성남 지역 5곳에 분산돼 있던 민원여권실 등 모두 43개 부서가 자리를 옮긴다. 일개 지방 시청의 이사 작업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 이유는 신청사 건립을 둘러싸고 호화 청사 건립 논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상 9층, 지하2층에 연면적이 7만4,452㎡에 달하는 신청사를 짓는 데는 건축비만 1,610억원이 들었다. 부지 매입비를 더하면 무려 3,200여억원이다. '용인궁' 논란을 빚었던 용인시청(연면적 3만2,784㎡, 건축비 1,628억원)과 비교하면 '성남궁'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005년 완공한 광역자치단체인 전북도(6만2,000여㎡)와 전남도(5만5,000여㎡) 청사보다 넓고, 9만㎡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서울시 신청사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스텔스 전투기의 외관을 형상화했다는 신청사는 실제로 웅장한 모습을 과시했다. 출입문을 지나자 청사 앞 공간에 마련된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마무리 조경 작업이 진행 중인 정원에는 작은 인공 시냇물이 흘러 여유를 갖게 했다.

이 곳에는 음악 분수대도 만들어져 각종 콘서트 및 영화를 상영하는 한편 여름에는 야외 결혼식장으로, 겨울에는 야외 빙상장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했다.

청사 건물 내로 들어서자 확 트인 로비가 방문객들을 압도했다. 로비 옆 600석 규모의 대강당 역시 웬만한 중형 콘서트 홀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청사 중간 부분에 설치된 실내정원, 3층과 5층의 휴게용 정원 외에도 각 층마다 작은 휴게실이 마련돼 있었다. 직원들을 위한 4층의 체력단련실에는 10여개의 러닝머신와 각종 운동 기구들이 즐비했다.

청사 꼭대기 층인 9층에는 220㎡ 규모의 시장실을 비롯해 부시장실, 상황실이 들어섰다. 청사 이곳저곳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한나절은 꼬박 걸릴 것으로 보였다.

청사 앞쪽에 위치해 '스텔스 기 머리' 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성남시의회 건물. 연면적 8,256㎡에 지상6층 규모다.

4~6층에는 성남시의원 35명에게 각각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는 '시의원 사무실'과 각 상임위 회의실, 위원장 사무실, 전문위원실 등이 있다. 20~35㎡ 규모의 의원 및 위원장 사무실에는 사무실마다 디지털 잠금 장치가 설치돼 있었고 냉ㆍ난방시설과 책상과 장식장 3개, 소형 냉장고, 접대용 의자와 탁자 등이 각각 갖춰져 있었다.

시의원들이 "옛 청사 시절 상임위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민원인들이 찾아오면 깊이 있는 상담을 하기 어려웠다"고 성남시 측에 제의한 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연간 사용일수가 적어 활용도가 높지 않은데도 시의원 개인 사무실을 두는 것은 과하다는 비판이 일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건물 중앙에도 70여㎡ 규모의 작은 정원이, 4층에는 시의원들을 위한 체력단련실이 각각 따로 만들어졌다.

시 관계자는 "현재 청사가 낡고 비좁은 데다 지리적으로 옛 도심에 편중돼 있어 분당ㆍ판교 신도시를 아우르는 도시 중심기능 수행과 앞으로 120만 광역 도시 체계에 걸맞은 청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새 청사를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청사 로비에는 성남시 캐치프레이즈를 수놓은 전광판이 시범 가동되고 있었다. "꿈과 행복이 가득한 최고 도시 성남." 청사로만 놓고 보면 성남은 이미 '최고'에 근접한 듯했다. 남은 문제는 청사 규모에 걸맞게 시의 일꾼들이 시민들에게 최고의 봉사를 하는 일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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