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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근 '방미 보따리' 미국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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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근 '방미 보따리' 미국 움직일까

입력
2009.10.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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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북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23일(현지시간) 미국에 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접촉을 위한 양국 당국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 국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이날 뉴욕에 도착한 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로 이동, 26~27일 열리는'동북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뒤 다시 뉴욕에 와 30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하는 북한 문제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비공개인 두 차례 토론회에는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를 포함한 미 당국자들도 다수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북미 양자대화를 앞둔 양측의 조율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제안 등 남북, 북미 관계에서 북한의 대화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이어서 리 국장의 이번 방미 보따리에 특히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미국은 리 국장 방미에 앞서 북미대화에 대한 기존의 원칙적 입장을 거듭 강조, 이번 접촉이 북미 양자대화로 직결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에 제동을 걸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1일 미국평화연구소(USIP) 주최 연설에서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는 결코 관계정상화가 있을 수 없다"며 "6자회담 틀 내에서 양자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대화공세만으로 미국의 대북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한 셈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도 "미국이 서두르려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 북한이 이번 접촉에서 북미 양자회담 성사를 위해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대두된다. 미국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북측 파트너로 강석주 제1부상을 원하고 있고, 장소도 평양이 아닌 제3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에 '강 제1부상 카드'에 유연한 입장을 비칠 수 있다는 얘기다.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보다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될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은 양자회담 의제를 비핵화로 한정하는 것에는 완강히 반대, 이 문제가 이번 실무접촉의 최대 관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남북정상회담 제안과 관련한 북한의 입장이 미국에 직접 전달될 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미 행정부는 북한의 대화공세가 경제지원을 유도하고 국제공조를 흐트러뜨리려는 전술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에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자세를 제시하지 않으면 북미 양자대화가 지연되거나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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