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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중문과 본다이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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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중문과 본다이비치

입력
2009.10.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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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장에서 돌아온 후배가 너스레를 떤다. 출장 기간이 짧아 아쉬운 점이 많지만 가장 아쉬움이 큰 건 독일의 혼탕 문화를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나.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혼탕 문화란 독특하고 이질적인 문화이다. 독일을 방문한 많은 남성들이 독일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 온천 체험에 나서는 모양이다. 특히 주말이면 사심을 가지고 찾아온 한국 남성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고 한다.

인터넷에도 현장감 있는 독일 혼탕 체험기들이 속속 올라와 있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도 잠시, 금방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고 했다. 혼탕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많은데 남녀노소 한데 모여 사우나를 즐기는 모습이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올 초 제주도의 중문해수욕장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 누드비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당장 주변의 남자들이 반색을 했다. 그와 비슷한 시기였을 것이다.

호주 시드니의 본다이비치에서 상의를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는 건 흔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뉴사우스웨일스의 보수적인 주의원들이 금지 법률을 추진하고 있고 그에 호주인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했다. 반정서적이고 파격적인 중문의 변화도 놀라웠지만 늘 체면을 중시하고 보수적이라 여겼던 우리가 호주보다도 훨씬 더 자유로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의아해지던 순간이었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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