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는 잊으세요, 그리고 흥미 있는 분야 한 우물만 파세요!"
21일 충북 청주시 충북학생문화원 대공연장에 모인 청주 지역 중ㆍ고교생 1,000여명은 푸른 눈의 노(老)학자에게 사로잡혔다. 무대 위의 주인공은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이면서 건국대 석학교수로 활동중인 미국인 루이스 이그나로 교수(68).
그는 '스톡홀롬으로 가는 길-노벨을 찾아서'란 주제의 특강에서 과학도의 길을 걷게 된 동기, 노벨상 타기까지의 시련과 극복과정 등을 이방의 청소년들에게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했다.
이탈리아 이민자 부모 사이에 태어난 그는 "대도시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 때까지 영어를 제대로 못했다"며 "당연히 성적이 나빴고 머리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뭐든 흥미로운 일에 빠지면 끝까지 하는 '고집쟁이'였다. 그는 "동물이 좋아 수의사를 꿈꿨다가 대학시절 사람을 공부하고 싶어 전공을 바꾼 후로는 오로지 인체 연구만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심혈관 질병 연구에만 몰두한 그는 "과학자의 사전에는 포기란 없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끌까지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국의 과학교육에 대해 그는 "학생들의 학문적 바탕은 상당한 수준에 와 있지만 자발적인 학습 참여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과학은 스스로 재미를 느껴 왜(why)와 어떻게(how)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미국 UCLA의대에 재직 중인 이그나로 박사는 공해 물질로 알려진 산화질소(NO)가 혈관 확장과 혈액 흐름에 관여해 심혈관 질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았다. 2008년 3월 건국대 석학교수로 초빙돼 한국에 머물며 청소년들을 위한 '노벨포럼'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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