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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수의 소야곡' 박시춘 선생 기념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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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수의 소야곡' 박시춘 선생 기념관 생긴다

입력
2009.10.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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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수의 소야곡' '신라의 달밤'의 작곡가 고 박시춘(본명 박순동)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세워진다.

사단법인 한국가요작가협회는 21일 경기 남양주시에 '박시춘 기념관'을 지상 2층 건물로 건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박시춘 기념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가 선생의 출생 100년이 되는 2012년 10월28일 준공할 계획이다. 선생의 유품을 위주로 영상 기록물, 작품(악보), 생존시 사용했던 기타, 의복과 소품 등을 전시하고 공연장도 마련한다.

이날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는 '작곡가 박시춘 기념관 건립에 따른 박시춘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가 '시대별로 본 박시춘 선생, 삶과 음악의 재조명과 재평가' 주제 발표를 했다.

원로 작곡가 손석우씨, 이동순 영남대 교수,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정홍택 이사장이 각각 '박시춘 선생의 음악을 말하다', '일제 말 대중음악인 비판에 대한 변정(辨正)', '박시춘 기념관 건립에 따른 발전적 방향 제시' 등을 놓고 토론했다.

원로 작사가 반야월씨와 원로 가수 금사향씨가 특별 초청돼 '내가 함께 한 박시춘 선생'에 대해 회고했으며 박씨의 셋째 딸 미연씨가 유족 대표로 참석했다.

국내 가요 1세대 작곡가인 선생은 1913년 10월28일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996년 6월30일 작고했다. 시춘(是春)은 '늘 봄'이라는 뜻의 필명으로, 작곡 데뷔작은 1935년 8월 발표한 '희망의 노래'다.

해방의 기쁨을 노래한 '럭키 서울', 남북 분단의 아픔을 그린 '가거라 삼팔선', 한국전쟁 당시 발표된 '전우야 잘 자라'를 비롯해 당시 피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노래들은 일제강점기부터 1950~60년대 우리 현대사 격동기에 시대의 아픔을 달랬다. 가수 남인수, 백난아, 백설희, 황금심, 김정구, 현인씨 등이 그의 노래를 불렀다.

박성서씨는 "박시춘이 남긴 3,000여 곡에 달하는 노래와 악상은 근대 한국 대중가요의 초석이자 근간"이라고 말했다. 19살 때 박씨를 처음 만났다는 금사향씨는 "전국콩쿠르대회에서 1등으로 뽑혔는데 그때 박 선생님이 내게 '증류수 같은 목소리'라고 칭찬해주신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반야월씨는 "박시춘 선생과 송죽여관에서 박 선생의 기타 반주로 백설희와 방운아가 노래한 '가거라 슬픔이여'를 부르다 가사 3절 '한 많은 어린 넋아 눈 감아다오/ 죄가 많은 엄마 아빠 바보였었네' 부분에서 박 선생도, 나도, 기타도 울었다"고 회고했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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