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관절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연골 수명이 다해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 나이와 상관없이 생기는 류마티스 관절염, 가벼운 운동을 하다 입은 부상 등이 주요 원인이다. 관절 통증이 생기면 대부분 파스나 찜질 등의 대증요법을 택하게 된다. 문제는 섣부른 자가 처치를 하다 증상이 더 악화하고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장 주의해야 할 관절 질환은 바로 류마티스 관절염. 안타깝게도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료 적기를 놓치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관절 변형을 불러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환절기를 맞아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오해를 짚어본다.
류마티스 인자(RF)가 있으면 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 인자(RF)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아니어도 10% 정도가 양성반응을 나타낸다. 60세 이상이면 양성률이 20~30%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양성반응을 보여도 대부분 아주 건강하며, 평생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지 않는 경우도 많다. 즉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이라고 해서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이면서 손 관절이 아프면 류마티스 관절염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관절통이 있으면 관절염이 있다?
말 그대로 관절통과 관절염은 서로 다르다. 통증이 있다고 해서 염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관절염은 류마티스 내과의사가 직접 보고(시진), 만지고(촉진) 난 뒤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90%가 진단되고, 나머지 10%는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관절 조직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반대로 염증이 있으면 통증이 있을까. 염증이 있으면 그 관절로 피가 모이면서 붓고, 누르면 통증(압통)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불치병?
한국 환자들은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공포가 굉장히 심하다. 요즘에는 암을 선고받아도 불치병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 시대인데 관절염은 불치병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의학 발전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조절하는 약제가 다양하게 많이 나오고 있다. 환자의 진단 시기, 진단 당시의 관절염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있고, 여러 가지 항류마티스 약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뼈주사는 관절을 망가뜨린다?
사실 뼈주사는 없다. 관절에 주사를 놓는 것을 보고 뼈주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관절주사가 관절을 망가뜨린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다만 일부 경험이 없는 의사가 관절에 무리하게 주사를 놓으면서 관절 내의 조직, 연골, 뼈 등을 주사바늘로 손상하는 경우는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신병이고, 여러 관절에 동시에 병이 생기므로 관절 내 주사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먹는 약이나 생물학적 제제와 같은 주사제로 조절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평생 약물 치료받는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불치병이 아니듯이 모든 환자가 평생 약을 먹을 필요는 없다. 약물치료를 시작한 시기, 약물치료 시작한 시기의 관절염 진행 정도, 약물의 반응 정도, 관절염과 동반된 병의 유무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약물치료 기간이 다를 수 있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초기 치료에 여러 약물을 사용해 빠른 증상 완화를 유도하는 방법이 있고,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 치료가 관건인데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상당수의 환자들이 병을 키운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며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증상이 6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 부위에서 열감이 느껴지면 빨리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자료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60%가 이미 관절 변형이 일어난 뒤에야 병원 진단을 받았다.
한편 중앙대병원 관절센터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26일 오후 2시 병원 동교홀에서 '관절 건강 공개 강좌'를 연다. 한국와이어스 후원으로 진행되는 강좌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행사 당일 현장에서 참가 신청하면 된다. (02)562-1237.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 김경진기자 jin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