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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단 1호 '동춘서커스' 84년 만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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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단 1호 '동춘서커스' 8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입력
2009.10.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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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서커스단으로 84년의 전통을 이어온 동춘서커스가 결국 문을 닫는다. 동춘서커스 관계자는 "그 동안 여러 번 위기를 넘겨왔지만 경제위기와 신종플루의 여파로 인한 경영난 때문에 다음달 15일 서울 청량리 시장 공연을 끝으로 서커스단을 해체한다"고 21일 밝혔다.

동춘서커스는 1925년 일본 서커스단에서 활동하던 동춘 박동수선생이 30명의 조선 사람들을 모아 창단했다. 서민들은 천막 안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공중 곡예와 신기한 마술쇼에 열광했다.

서커스는 60,70년대에 인기 절정기를 맞았다. 한때 공연단원이 250명을 넘기도 했다. 영화배우 허장강, 장항선, 코미디언 서영춘, 이주일, 배삼룡, 남철, 남성남 등 많은 스타가 동춘서커스를 거쳐갔다.

하지만 서커스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관객은 줄고 서커스단의 사정도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태풍으로 천막을 잃었고 지난해 시작된 경제위기와 올해 신종플루 여파는 동춘서커스의 몰락을 재촉했다. 최근에는 곡예사도 부족해 전체 50여명의 단원 중 29명은 중국인 곡예사로 채워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무대에 오르는 한국인 곡예사는 5명뿐이다.

현재 동춘서커스가 지고 있는 빚은 4억여원. 매달 단원 임금과 운영비로만 1억여원씩 빚을 지고 있다. 단원들의 월급은 석 달치나 밀렸다. 이들은 이번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면서 정부에 지원금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높은 벽만 실감해야 했다. 정부는 "개인사업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4년 동안 동춘서커스와 함께 해온 박세환(66) 단장은 "정부는 뮤지컬 등에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원하고 있고 대기업은 외국 서커스단에만 큰 돈을 투자하지 우리 서커스는 외면하고 있다"면서 "연극, 국악 등을 아우르는 우리 서커스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bstar@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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