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활력을 잃으면서 코스피 지수가 1,610~1,650선에서 맴도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9월 중순 이후 주식을 팔던 외국인이 최근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불안 심리가 크게 완화됐지만 투자자로서는 대응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환율과 유가의 변동성 때문에 국내 증시의 답답한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지금은 ‘쉬는 것도 투자’라는 격언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폭락 장에서도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은 언제나 있는 법. 삼성증권은 20일 이런 투자자들을 겨냥해 ▦실적 호전주 ▦원화 강세 수혜주 ▦M&A 관련주 등의 기준에 따라 6개 종목을 단기 투자종목으로 추천했다.
실적 호전주로는 SK에너지와 태광이 꼽혔다. SK에너지는 경기 회복에 따른 글로벌 석유 수요회복과 공장 증설부담 완화로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이 부각됐다. 실제로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은 36조3,703억원으로 전년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순이익은 30% 가량 늘어난 1조1,537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신증권과 동양종금증권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사업에 본격 진출하고, 4분기 이후 이라크 바지안 광구 등 해외 자원개발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매수 추천했고, 동양종금증권도 같은 이유로 최근 추천 종목에 올려 놓았다.
플랜트 설비에 사용되는 관 이음쇠류 제품을 제작하는 태광도 실적 호전주 반열에 올랐다. 올해 3분기 국내 기업의 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160억달러에 달하면서 태광의 매출도 호조가 예상된다는 게 삼성증권의 추천 이유다. 황금단 연구위원은 “환율급락과 저가 수주로 3분기에 주가가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과 순이익도 각각 3,278억원과 747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속락하는 환율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대표 종목으로는 CJ제일제당과 한솔제지가 꼽혔다.
삼성증권은 곡물 가격 하락 및 원화 강세에 따른 원재료 비용 하락을 이유로 CJ제일제당에 대한 단기 투자를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이 회사의 올해 순이익을 지난해보다 6.7배 가량 늘어난 1,94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증권도 “연간 1조원 가량의 수입원자재를 사용하고, 외화부채가 4억달러에 달해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가 음ㆍ식료 업체 중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한솔제지는 펄프 수입가격 하락으로 인한 원가 절감과 1억7,000만달러(2분기 기준)에 달하는 외화부채 상환ㆍ이자비용 감소를 근거로 단기 유망종목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해 30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올해는 660억원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M&A 관련주로는 대우인터내셔널과 외환은행이 플러스 수익률을 제공할 종목으로 전망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POSCO의 인수참여 선언으로 M&A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얀마와 호주 등에 투자한 자원개발 사업이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꼽혔다. 2009년 예상 배당수익률이 4.5% 수준으로 예상되는 외환은행도 M&A 프리미엄까지 인정 받으면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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