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세계 자동차 업계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도요타가 기존의 대량 생산 전략을 수정할 움직임이다. 세계 1위 도요타의 전략 수정은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여타 경쟁 업체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캠리, 프리우스 등의 국내 론칭 행사에 참석한 한국 후노 유키토시 도요타 부사장은 “도요타는 최근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대량 생산 체제에서 전환, 양적인 확대보다는 도요타 정신의 기본인 고객 제일주의로 돌아가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 아키오 사장도 지난달 2일 기자회견에서 “엔화 강세로 도요타가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과잉 생산까지 겹쳐 매출 증가만으로 이익 전환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도요타는 1,00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으나 지난 해 회계연도에 60년 만에 첫 영업손실(4,369억엔)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7,500억엔(9조7,000여억원)정도의 영업손실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운전석의 바닥 매트가 가속 페달을 압박하는 문제가 발견돼 북미 시장에서 380만대의 리콜(제품결함 시정)을 결정한 바 있다.
도요타의 신 전략은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인도, 중국 등 신흥국에 대한 소형차 부문에 선택과 집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후노 부사장도 이날 세계 자동차 시장 전망에 대해 “인도처럼 중산층이 급성장하는 신흥국 시장이 밝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이날 도요타가 내년 상반기 100만엔대(약 1,300만원) 이하의 저가 소형차를 중국, 인도 등에 집중투입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도요타는 올 초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소형차로 중국과 인도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경쟁업체들이 몸을 움츠린 가운데 내년 북미 시장에 출시예정인 쏘나타와 그랜저 등의 판매 성과가 글로벌5 진입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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