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에서는 육중한 체구(2m, 160kg)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펀치력으로 상대를 몰아붙인다. 하지만 무대를 벗어나면 '슈렉'같은 깜찍한 모습으로 돌변해 쇼맨십으로 팬들을 흥분하게 만든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이미지로 격투기팬을 매료시킨 '야수' 밥샙(35ㆍ미국)은 애니매이션에나 나올 만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인터뷰 사진 촬영 도중 '무시무시한 야수'에서 '귀여운 야수'로 180도 바뀌는 표정 연기를 보여준 그는 진정한 프로였다.
K-1이 낳은 최고의 인기스타 밥샙이 오는 26일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열리는 '박치기의 전설' 고(故) 김일 타계 3주년 추모대회 '히어로 포에버4'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밥샙은 '김일의 후계자'인 이왕표와의 리벤지 대결로 프로레슬링의 참 맛을 한국팬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종합격투기룰'로 진행된 지난해 대회에서 이왕표에게 석패했던 밥샙은 "이번 대결을 위해 3개월 동안 프로레슬링 기술을 연마했다"며 설욕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손을 이용하는 타격 기술을 집중 조련했다. 내가 왜 야수라고 불리는지 증명해 보이겠다"고 강렬한 눈빛을 내뿜었다.
미프로풋볼(NFL) 선수 출신인 밥샙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은퇴한 뒤 격투기계로 전향해 성공시대를 열었다. 특히 2002년 K-1 1세대 최강자인 어네스트 후스트(네덜란드)를 두 차례나 꺾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2004년 뉴저팬 프로레슬링인 IWGP 헤비급 챔피언십에서 흑인 최초로 챔피언에 올랐고, 2005년 K-1 저팬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과 대결은 이슈를 불러왔다. 밥샙은 "최홍만 같은 빅가이가 그처럼 날쌘 움직임을 보일 줄 몰랐다"며 당황스러웠던 첫 대면의 느낌을 전했다. 밥샙은 최홍만과 대결에서 화끈한 공방전 끝에 판정패를 당했다. 동료로서 최홍만의 경기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밥샙은 "최근 최홍만이 부진하지만 파이터로서 한 단계 성장을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최홍만이 파워를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를 넘긴다면 반드시 터닝포인트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질이 다분한 밥샙은 영화와 TV방송 등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그는 이번 방한 중에 국내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킹> 과 <개그콘서트> 에 출연하기도 했다. 밥샙은 프로레슬링을 '영화'와 비교하며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프로레슬링의 액션영화 같은 감정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 중에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는 밥샙은 "남자에겐 무서운 근육맨처럼, 여자에겐 귀엽고 잘생긴 야수처럼 비춰졌으면 좋겠다"고 깜찍한 '아부'를 서슴지 않았다. 개그콘서트> 스타킹>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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