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 임수정(23ㆍ수원시청)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각오가 남달랐다.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는데 급급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태권도 종주국 국가대표다운 멋진 발차기를 보여주겠다."
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인 19일 새벽(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벨러호프 슈퍼 아레나. 임수정은 여자 라이트급(62㎏급) 16강과 8강에서 KO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한 끝에 우승했다. 덴마크 관중과 외국 선수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은 임수정은 국가대표 1진이 출전하는 올림픽(2008년), 세계선수권(2009년), 아시안게임(2002년)을 모두 석권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임수정은 16강에서 그리스의 마가리타 미카일리도우를 KO로 물리쳤다. 임수정의 오른발 뒤후리기는 일품이었다. 8강에선 상대 몸통에 왼발을 대더니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발 뒤차기로 대만의 장췌를 KO시켰다. 장화(중국)와의 결승에서 0-4까지 뒤졌다. 그러나 임수정은 내려찍기, 돌려차기 등 3점짜리 얼굴 공격으로 맞선 끝에 10-8 역전승을 거뒀다.
"전자호구 경기에서 뒷발로 몸통을 공격하면 점수가 기록되지 않을 때가 많다. 뒤차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려찍기, 뒤후리기 등으로 상대 얼굴을 공략해야만 했다." 임수정은 내년에는 아시안게임, 2011년엔 세계선수권, 2012년엔 런던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자 라이트급(74㎏급)에서도 김준태(23ㆍ성남시청)가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국제무대에 첫 선을 보인 김준태는 준결승에서 베이징올림픽 2위 마크 로페스(미국)를 7-5로 제압했고, 결승에선 캐나다 복병 포트빈 맥심에게 0-4로 뒤지다 뒤후리기 등을 앞세워 7-5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남자부에서 금메달 3개(은1)를 따내 세계선수권 19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자부는 금메달 2개(은1 동2)에 그쳐 12연패에 실패했다. 우승은 중국(금2 은2 동1)이 차지했고, 한국이 우승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펜하겐(덴마크)=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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