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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탈레반 전면전 양상 비화/ 미국의 대리전서 그들끼리 전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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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탈레반 전면전 양상 비화/ 미국의 대리전서 그들끼리 전쟁으로

입력
2009.10.1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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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정부군이 17일 북서부 남와지리스탄에 3만여 지상군을 투입하며 시작된 '대 탈레반 전쟁'은 지난 4일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의 새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가 미군과 파키스탄 정부를 향해 '복수'를 천명할 때 이미 예고됐다. TTP는 복수를 앞세워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유엔 건물과 경찰서, 군사령부, 시장 등 곳곳에서 테러를 감행했고 격분한 파키스탄 정부는 눈이 내려 원정이 힘든 11월을 앞두고도 '전면전 카드'를 뽑아 들었다. 국경을 맞댄 아프가니스탄에서 흘러 들어온 탈레반들과 파키스탄은 왜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파키스탄 탈레반은 아프간 탈레반의 병참기지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붕괴 이후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에 온 탈레반은 정부의 행정력이 닿지 않는 파키스탄 북서부 연방부족직할지역(FATA) 주민들 속에서 세력을 키워 TTP를 세웠다. FATA는 남와지리스탄 등 7개 소지역으로 구분된다. FATA에서 이들은 미군 등에 맞서 항전하고 있는 아프간 탈레반의 병참기지 역할에 나섰다. 물론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와도 연계돼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이들은 알 카에다로부터 군사교육과 함께 물량보급을 받는 등 서로 연계해 세력을 키운다"고 전하고 있다.

TTP는 서방에 알려진 것과 달리 '작은 나라'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사회기반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7개월 동안 탈레반에 억류됐다 6월에 풀려난 뉴욕타임스 기자 데이비르 로드는 18일 NYT 보도에서 "탈레반은 파키스탄에서 번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아프간보다 월등한 전기, 도로 시설 등을 갖췄다"고 전했다.

때문에 아프간에서 남은 탈레반 세력 및 알 카에다와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은 파키스탄 탈레반을 눈엣가시로 여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파키스탄은 미군의 자국 영토내 작전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파키스탄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부가 상대하고 있는 것이다. 반테러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파키스탄에 미국이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대리전이 아닌 복수전에서 전면전으로 확전

미국의 종용으로 파키스탄은 탈레반과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최근에 시작된 전면전은 대리전이 아닌 탈레반의 복수전에서 비롯됐다. TTP가 파키스탄 정부에 복수를 다짐한 데에는 전 최고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 등 탈레반 수뇌부들이 파키스탄 정부의 정보제공에 의해 미군의 표적 공격을 받아 사망한 사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WP는 "파키스탄 정부의 정보 덕분에 미군의 정밀한 목표 공격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군이 마주한 1만 명 이상의 TTP 세력은 바이툴라의 뒤를 이은 20대 후반의 하키물라 메수드의 지령을 받는다. 시사 주간 타임에 따르면 파키스탄 육군사령부 공격 등 치밀했던 최근의 테러들은 모두 새 지도자 하키물라가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기 위해 세심히 공을 들인 결과물들이다. 아잠 타리크 TTP 대변인은 "이번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짜내겠다"고 다짐했다.

게릴라전이 생소한 정부군, 전황 불투명

파키스탄 정부가 개전 후 첫 전투에서 60명 이상의 탈레반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곧 동절기로 접어들 북서지역에서의 싸움은 전망이 어둡다.

오직 평지에서 인도군을 상대로 한 전투를 예상해 훈련받아온 파키스탄군이 험난한 산악지역에서 알 카에다를 통해 게릴라전을 전수받은 탈레반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와지리스탄 일대는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측되어 왔지만 지형지물이 험해 미군도 속수무책이었다. AP통신은 "미군 폭격에도 탈레반은 땅을 파고들어가 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파키스탄 탈레반 추정 테러들

(1)10월 5일 이슬라마바드 / 유엔 세계식량계획 건물 테러로 5명의 직원 사망

(2)10월 9일 페샤와르 / 차량폭탄테러로 53명 사망

(3)10월 10일 라발핀디 / 육군사령부 공격으로 최소 19명 사망 확인

(4)10월 12일 알푸리 / 시장 폭탄테러로 41명 사망

(5)10월 15일 코핫/ 경찰서 정문 차량폭탄테러로 경찰 등 11명 사망

(6)10월 15일 라호르/ 연방수사국(FIA)에 괴한들 침입해 총격전, 14명 사망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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