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재검표 결과 하미드 카르자이(왼쪽 사진) 현 대통령이 당선확정에 필요한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다고 영국 BBC방송과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유엔이 지원하는 아프간 선거감시 기구 선거민원위원회(ECC)가 19일 "재검표 결과 전국에 걸쳐 210개 개표소에서 선거부정이 벌어졌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조사결과를 아프간 독립 선거관리위원회(IEC)에 통보했다. EEC 관계자는 BBC 등에 카르자이가 50% 이상 득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전체 투표 500만 표 중 카르자이에 기표한 수십만표를 무효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위 득표한 야당 압둘라 압둘라(오른쪽 사진)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AFP는 카르자이의 득표율이 48%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카르자이의 영향력 하에 있는 IEC가 ECC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수용해 공식 확정할지 불분명하다. 카르자이 측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아직 EEC의 조사결과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AP통신에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아프간 차기 대통령이 확정될 때까지 추가 파병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아프간 전쟁은 점점 더 혼돈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지난 8월20일 치러진 아프간 대선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고 지난달 IEC가 1차 발표됐으나, 대규모 선거 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선 확정이 보류됐었다. 이에 따라 ECC는 지난 8주간 부정 의혹이 제기된 투표소의 선거 사무에 대한 감사와 재검표를 진행해왔다.
ECC는 당초 지난 주말 재검표 결과를 IEC에 통보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검표 결과 발생한 무효표로 카르자이 후보의 득표율이 50% 아래로 수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카르자이 측이 재검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재검표 결과 발표가 지연되어 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서방 정치지도자들은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재검표 결과를 수용하고 2위를 기록한 압둘라 압둘라 후보와의 연정 구성 등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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