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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계기준 IFRS, 내년에 도입되면…IT·바이오·조선주 '웃고' 항공·해운·건설주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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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계기준 IFRS, 내년에 도입되면…IT·바이오·조선주 '웃고' 항공·해운·건설주 '운다'

입력
2009.10.1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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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산이 순식간에 4,000억원이나 급증하고 순이익이 60억원 늘어나는 일이 가능할까.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여기겠지만 KT&G의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업 회계기준을 '코리안 스탠다드'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바꿨더니 2008년 총자산과 순이익이 각각 4,000억원과 60억원이나 늘었다.

금융당국이 기업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 도입키로 한 '국제회계기준(IFRSㆍ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 시행 시기(2011년)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증시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새로운 기준에 맞춘 회계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투자자와 증시 분석가들은 수혜 업종이나 종목을 탐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원가주의에서 시가주의로

IFRS 도입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원가주의에 따라 평가되던 기업 자산을 공정시장 가격으로 표시한다는 점.

예컨대 20년 전 50억원을 주고 산 땅이 300억원으로 올라도 지금까지는 50억원으로 평가했지만 새 기준이 도입되면 300억원으로 하고, 그 차액은 평가이익으로 표시해야 한다.

또 금융기관의 대출채권에 대해서도 일일이 회수 가능성을 점검한 뒤 시가로 평가해야 하며, 개별회사 중심으로 표시되던 재무제표도 모회사와 자회사를 단일 조직으로 표시하는 연결재무제표로 변경된다.

당국은 이 기준을 2011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와 금융사에 적용하고, 2013년부터는 모든 상장기업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IFRS 수혜 업종

기준만 바꿨을 뿐인데도 IFRS가 채택되면 재무제표 수치는 크게 요동을 치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FRS를 도입한 국내 11개 상장사의 2008 회계연도 수치를 비교한 결과 새 기준 도입으로 자산과 부채는 각각 6.9%, 15.3% 늘어나는 반면, 당기순이익은 평균 1.6% 감소됐다.

증권업계에서는 IFRS가 도입되면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제약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FRS는 비용으로 처리하던 R&D투자비를 자기자본으로 분류토록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자본 상승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8년 삼성전자의 R&D 비용(3조7,800억원) 규모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장부상 자본가치가 4조원 가까이 늘어난다.

조선업도 수혜가 예상된다. 선박을 수주할 때 환변동 위험 회피를 위해 체결한 통화계약 때문에 환율이 오를 때마다 평가손실이 발생했으나, 새 기준으로 처리하면 환율변동에 따른 평가손익과 영업외 손익이 상쇄돼 변동성이 낮아진다.

반면 항공ㆍ해운, 대형 건설업체는 재무제표 악화가 불가피하다. 항공ㆍ해운업의 경우 비용 항목으로 처리하던 항공기와 선박의 운용리스(리스자산 소유권이 대여업체에 있는 경우)를 부채로 인식해야 하는데, 이는 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IFRS에 따라 지급보증도 부채로 인식해야 하는 대형 건설사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

물론 일부에서는 기업의 본질적 변화가 없는데도 회계기준이 바뀌는 것 때문에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은 없다는 반론도 있다.

대신증권 김용식 연구위원은 "재무제표 주석을 더욱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KT&G 관계자도 "투명성 제고로 글로벌 경쟁기업 대비 저평가됐던 주가가 올라갈 여지는 있겠으나, 재무제표 수치 변화에 따른 주가 상승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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