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원자력 연구를 시작한 지 올해로 60년이 됐다. 한국은 그동안 원자력 발전소 20기를 건설하는 등 원전 6대 강국이 됐다. 일부 연구 분야는 미국보다 앞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원전에서 쓰고 남은 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정부는 핵폐기물을 처리할 방안으로 이 기술을 상용화해 2025년부터 사용후 핵연료 100톤을 처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계획의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미 원자력 협력협정에 따라, 사용후 핵연료의 상태에 변형을 가하려면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 단계에서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평화적 핵 이용을 명분으로 올해 안에 미국과 개정 협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012년까지 개정 협상을 마치고 국회의 비준을 얻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하고 청와대와 관련 부처들로 태스크포스도 구성했다. 하지만 한국의 의도대로 협정 개정이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이 핵무기용 플루토늄 추출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데다, 오바마 행정부가 핵 확산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KBS 1 TV의 '시사기획 쌈'은 20일 밤 10시 방송되는 '프로젝트 2012, 평화적 핵주권을 찾아서' 편에서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의 개정 가능성을 점검한다. 협정 개정은 발등의 불인 핵폐기물 처리에도 중요하다.
중저준위 핵폐기물 유치장 건립에 반대해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던 2003년 부안 사태 이후, 정부는 결국 부안을 포기하고 경주에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짓고 있다. 그러나 고준위 폐기물은 아직도 처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국내 원전 20기는 2016년부터 임시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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