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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거래·기부금… 자금줄 탄탄/ 순수 청년조직서 출발해 테러의 핵으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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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거래·기부금… 자금줄 탄탄/ 순수 청년조직서 출발해 테러의 핵으로 변질

입력
2009.10.1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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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1990년대초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옛 소련이 물러가고 군벌들의 내전이 지속되는 혼란상황 속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종교적 학생들'을 뜻하는 탈레반은 이슬람 교리학교를 운영하던 마무드 오마르가 난민청년들과 결성한 무장조직으로, 초기엔 조국의 혼란 상황을 바로잡고자 1994년 분기한 순수 청년조직이었다. 결성 2년만인 1996년 수도 카불에 입성해 2001년까지 아프간을 통치했다.

당시 파키스탄 정보국과 미국도 주민들의 신망이 높은 탈레반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성장을 도왔다. 파키스탄 정보국 다수가 같은 종족인 파슈툰 족인데다 미국은 러시아 남하를 차단하고 이란을 상대해 대리전을 수행해줄 것이란 계산으로 탈레반을 후원했다. 실제 미국의 초청으로 탈레반 간부들이 디즈니랜드와 항공우주국 등을 견학했을 정도로 양자관계는 돈독했다.

그러나 알 카에다와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IMU) 등 테러조직들이 끼어들면서 상황이 변했다. 탈레반이 이들과 연대, 중앙아시아 이슬람 지하드의 핵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러나 9ㆍ11 테러 이후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면서 미국의 철퇴를 맞았다.

미국은 2001년 10월 탈레반과 알 카에다 척결을 명분으로 아프간을 침공, 수도 카불과 칸다하르 등 중심지역에서 탈레반을 몰아냈다. 이때부터 탈레반은 아프간 산악지역과 파키스탄과의 접경지역 등으로 숨어들어 반미 게릴라전을 전개하게 된다. 파키스탄 탈레반도 이 과정에 생겨났다. 양대 탈레반은 반외세 파슈툰 독립을 목표로 공유하면서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을 넘나들며 훈련을 함께 하는 등 연대하고 있다.

탈레반은 범죄자 즉결처형과 여성의 부르카 착용 의무화 및 교육 금지, 그리고 영화ㆍ음악ㆍ TV 같은 문화의 전면 차단 등 강압통치를 펼쳤지만 아프간 내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막강하다. 여기에다 풍부한 자금력까지 갖춰 서방 연합군의 지속적인 군사작전에도 세력이 꺾일 줄 모른다. 최근 미 CIA 기밀문서 등에 따르면 탈레반이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은 지난해에만 1억600만달러에 달하며 마약거래로도 연간 7,000만달러에서 4억달러를 벌어들인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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