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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텝·스핀 장점 극대화 '선택과 집중'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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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텝·스핀 장점 극대화 '선택과 집중' 결실

입력
2009.10.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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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해진 원동력은

피겨스케이팅에서 210.03점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연아는 전광판에서 210.03점을 확인하고 "너무 놀라서 기분이 멍했다"고 말했다. 2009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의 남자 선수 브랜든 음로즈는 207.19점을 받아 9위에 올랐다. 김연아가 남자부에 출전하더라도 톱 10에 들 수 있는 셈이다. 남자부 역대 최고점수는 다카하시 다이스케(일본)가 세운 264.41점, 최근 각종 국제대회 우승자의 점수는 240점대였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여자로는 처음으로 '마(魔)의 200점'을 돌파한 데 이어 210점 벽까지 깨트린 원동력을 살펴본다.

● 선택과 집중

김연아가 성인무대에 뛰어든 2006년 말에는 맞수 아사다 마오(일본)보다 부족한 게 많았다. 마오는 여자로는 드물게 공중 3.5회전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구사했다. 김연아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트리플 악셀을 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김연아는 "트리플 악셀을 연습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내 장점을 살리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예술적인 표현력이 탁월한 김연아는 트리플 악셀을 포기하는 대신 스텝과 스핀을 갈고 닦았다. 기본점수가 낮지만 성공률을 높였고, 장점을 극대화시켜 가산점을 받았다.

선택과 집중 전략은 적중했다. 기복이 심한 아사다는 18일 트리플 악셀을 두 번 시도했지만 한 번만 성공했다. 실수는 결국 불안한 마음을 키웠고 기대 이하의 성적(173.99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김연아는 스핀과 스텝에서 잇따라 가산점을 받아 세계신기록까지 세웠다.

● 배짱으로 실수마저 극복

김연아 아버지 김현석씨는 오래전부터 "다른 건 몰라도 내 딸 연아가 배짱만큼은 최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0점을 돌파한 세계선수권대회(3월)와 210점 벽을 깨트린 그랑프리 1차대회(18일)에서도 실수가 있었지만 배짱이 두둑한 김연아는 남은 연기에서 가산점을 두둑이 받아 예상 밖으로 210점대 점수를 기록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공중 3회전)을 포기했다. 스케이트 날에 뭐가 걸렸는지 김연아가 휘청거리자 관중석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강심장인 김연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평상심을 되찾아 남은 연기에만 몰두했다.

피겨스케이팅은 상대와 직접 기량을 겨루지 않고 점수를 통해 간접 비교한다. 따라서 출전 순서에 따라 연기 내용을 바꿀 수 있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아라카와 시즈카(일본)는 사샤 코헨(미국)과 이리나 슬러츠카야(러시아)가 엉덩방아를 찧자 난이도가 낮은 점프를 선택해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따냈다. 강심장인 김연아는 출전 순서에 따라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가진 셈이다.

■ 아사다 팬, 김연아 방해하려 해바라기 던졌나

아사다 마오(일본)의 팬이 18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중 해바라기를 던진 행위가 논란을 빚고 있다.

김연아가 이날 경기에서 압도적인 점수차로 경쟁자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지만 경기 도중 플립 점프를 못한 이유가 아사다 팬이 던진 해바라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이날 아사다는 출전 선수 10명 중 8번째로 경기에 나섰고, 일부 팬은 아사다의 경기가 끝나자 경기장 안으로 인형과 꽃다발 등을 던지며 성원을 보냈다.

문제는 한 팬이 제대로 포장되지 않은 해바라기 꽃다발을 던졌다는 점. 일부 국내팬은 화동의 키만한 해바라기 꽃다발에서 씨가 떨어져 김연아가 제대로 연기를 할 수 없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화동들이 경기장에 떨어진 이물질 제거에 나서면서 9번째 선수인 나가노 유카리(일본)의 연기가 한동안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10번째로 경기에 나선 김연아는 이날 경기 초반 '트리플 플립 점프'를 시도하지 않았다.

김연아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스리턴을 하는 순간 스케이트 날에 뭔가 걸렸는지 잠시 휘청하면서 점프를 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팬은 "아사다의 팬이 큰 꽃을 제대로 포장도 하지 않은 채 던진 것은 테러에 가깝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에선 해바라기가 떨어진 곳이 김연아가 플립 점프를 시도하려는 곳과 같다고 주장하는 방송 캡처 화면도 돌고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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