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이 빠진 한국 바둑에서 역시 '믿을맨'은 이창호밖에 없었다.
14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은 한국 바둑에서 이창호의 존재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다.
이창호는 최근 국내 프로 기사 랭킹에서 4위로 밀려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역시 큰 무대에서는 제 역할을 다했다.
한국은 이날 8강전에 이창호 박영훈 허영호 등 3명이 출전했으나 박영훈과 허영호가 각각 중국의 콩지에와 치우?에게 무릎을 꿇었고 이창호마저 중국의 신예강자 저우루이양(18)을 맞아 종반 무렵까지 패색이 짙었으나 불굴의 투지로 기어이 반집 역전승을 거두고 힘겹게 4강에 진출했다.
한편 중국은 구리가 천야오예와의 '형제 대결'에서 승리한 것을 비롯해 콩지에 치우쥔 등 3명이 준결승에 올랐다. 구리는 현재 세계 대회 4관왕(비씨카드배 LG배 춘란배 도요타덴소배)이다.
한국이 세계 대회 4강에 한 명밖에 오르지 못한 건 이번이 일곱 번째다. 그러나 그동안 여섯 번 가운데 다섯 번을 우승으로 연결(이창호 두 번, 이세돌 두 번, 조훈현 한 번)시킨 전력이 있어 다시 한번 이창호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추첨 결과, 11월 2일부터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3번기로 치러질 준결승전 대진은 이창호_치우쥔, 구리_콩지에의 대결로 짜여졌다. 치우쥔은 이번이 세계 대회 첫 4강 진출인 데다 통산 전적에서도 이창호가 치우쥔에 2 대 0으로 앞서 있어 무난히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