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거쳐 2007년 여성 최초로 미 하원의장이 된 낸시 펠로시(69). 그의 화려한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남편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사업가에 이름이 폴 펠로시라는 것과 둘 사이 5명의 자녀를 둔 것이 이제껏 알려진 전부다. 폴은 아내의 어떠한 정치 무대에도 전면에 나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미식축구 구단주로 변신, 화제를 모았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하원의장의 남편인 폴이 미국프로풋볼(NFL)에 대항해 새로 만들어진 유나이티드풋볼리그(UFL)의 '캘리포니아 레드우즈'팀 구단주를 맡았다고 보도했다.
투자자이자 개발업자로 알려진 폴은 낸시가 1987년 처음으로 의원활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조용한 행보를 보였으나, 친구인 빌 햄브레히트가 창설한 UFL에 1,200만 달러를 투자해 레드우즈의 구단주가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구단주로서 행보에 대해 폴은 투자적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투자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큰 성공을 보장할 견고한 투자로 생각해 가담했다"고 밝혔다. 향후 방송중계권 협상 등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 놓았다.
하지만 유명정치인의 남편으로서 아내의 정치 무대나 후원금 모금 행사 참석도자제해온 그가 구단주로서 새롭게 조명을 받게 된 것은 아무래도 이례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아내가 외형적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그녀가 47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한 남편이 누구냐'를 궁금해 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성공이자 경력이고 나는 유명세를 나누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의 사업과 아내의 정치적 야망은 별개임을 강조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이 투자를 허락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부인의 위치를 감안, 무엇이 부적절한 투자인지 알기 때문에 허락 받지 않았다"며 "아내가 비판받을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폴ㆍ낸시 부부는 나파밸리 소재 500만∼2,500만 달러 상당의 포도농장과 골프장ㆍ리조트 등을 포함, 총 2,400만~1억800만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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