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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군사장비' 수출 길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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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군사장비' 수출 길 뚫었다

입력
2009.10.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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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소기업이 중동에서 2,000억원 규모의 대대급 과학화 전장 훈련장비(마일즈ㆍMILES) 수출 길을 열었다.

방위사업체인 코리아일레콤은 16일(현지시각) 중동 현지에서 정부 측 관계자들과 대대급 마일즈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8일 밝혔다.

회사 측은 내년 1차로 10여 개 마일즈 장비를 공급한 뒤 보완 작업을 거쳐 2011년부터 장비를 본격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수출은 미국, 유럽의 유수 업체들이 90% 이상을 장악한 세계 과학화 훈련장비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수출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학화 전장 훈련 장비는 첨단 정보기술(IT),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개인 전투 화기(권총, 소총, 유탄발사기), 편제 전투 화기(수류탄, 대포 등)를 쏘는 것처럼 전투 상황을 만들어 전투 적응 능력을 극대화하는 장치다.

1980년 대 미국 육군이 도입했고, 세계 30개 넘는 나라가 과학화 훈련장을 운용하거나 설치를 추진 중이다. 현재 2,000억 달러의 규모로 해마다 30~40%씩 고속 성장 중인데 미국의 새익과 큐빅, 스웨덴의 사브, 스위스 루악, 독일의 라인 메탈 등이 장악하고 있다.

코리아일레콤은 7년 가까이 '한국, 중소기업, 민간회사'라는 3중의 벽을 넘어야 했다. 김인환 사장은 "한국 기업이 IT, 게임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은 세계 최고지만 한국군 훈련 장비의 주요 기술은 해외 업체 것이라는 사실에 속이 상했다"라며 "우리 손으로 우리의 독자 기술을 만들자 맘 먹고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국내 한 대학과 손잡고 개발에 착수, 2006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해외 방산 전시회를 다니며 제품을 알렸지만 한국의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외면 당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2007년 대대급 과학화 훈련장을 만드는 중동의 한 나라가 계약할 뜻을 전해 왔다. 이후 2년 넘게 기술 평가와 사업 수행 능력에 대한 검증을 거쳐 코리아일레콤을 최종 낙점했다. 김 사장은 "미국, 유럽 회사들과 기술력은 비슷하면서도 30~40% 저렴하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과학화 훈련 장비 사업을 "총알과 포탄 없이 훈련하는 친환경적 군사 훈련"이라며 "IT는 우리 기업이 강한 분야라 방산 수출 전략 사업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군과 대기업 위주의 방산 물자 수출은 덩치만 크고 수익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동남아의 2,3개 나라 군 측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외국에서선 인정 받고 있지만 정작 우리 군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실제 이 회사는 2003년 육군의 중대급 마일즈 개발 업체로 뽑혔지만 군측과 4년 넘는 행정 소송을 이어오면서 사업이 지연된 상태이다. 한편 기술 인력의 절반이 장애인인 코리아일레콤은 2월 장애인 고용 창출에 앞장 선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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