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武漢)의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 왕쥔이(王君怡ㆍ6)양은 영어와 수영, 피아노, 무용, 미술 등 총 12가지나 되는 과외를 받고 있다. 매달 학원 등록비만 무려 1만5,000위안(260만원)이다. 이는 중국 평균 임금의 5배 수준이다. 주말이면 빠듯하게 짜인 시간표에 맞춰 학원가를 돌던 왕양은 최근 갑자기 스스로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심각한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이 나왔다. 왕양의 어머니는 "3살 때 영어단어를 외우고 덧ㆍ뺄셈을 하는 '천재성'을 보여 저 잘되라고 남들 못 가는 학원을 보냈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중국에서도 교육과열현상이 나타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공교육의 비효율성 등에 대한 불신이 심화하면서 사교육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급팽창하고 있다. 연 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 사교육시장은 지난해 총 규모 240억 위안(4조4,720억원)으로, 2012년에는 그 3배인 650억위안(12조1,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입시위주 교육시장은 기본이고 영어 등 외국어교육, 온라인 교육시장까지 북적이고 있다. 재능교육 베이징(北京)사무소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동방교육과기와 정보원정교육 등 중국 유명 사교육 기관들은 연평균 이익률이 40%에 달할 만큼 활황세를 타고 있다. 중국 초ㆍ중ㆍ고교생의 80% 이상이 방과후 한두 개 이상의 과외를 받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사교육을 조장하는 공교육 문제도 심각한데 충칭(重慶)시에서는 일부 학교들이 학원과 결탁, 학생들에게 학원에서 보충수업을 받도록 강요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스스로 공교육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까지 교육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원 총리는 최근 베이징 35중학교를 방문,"공교육이 경제사회발전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론에만 치중,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워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조만간 중장기 교육개혁 요강을 마련할 계획이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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