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호구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한국 선수단이 맥을 못 추고 있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 남자 플라이급(58kg급)과 여자 플라이급(49kg급), 페더급(57kg급)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했다. 이날까지 총 6체급에서 한국은 은메달 1개를 따내는데 그쳤다.
김두산(23)은 남자 플라이급 1회전에서 중국의 장위에를 13-0으로 가볍게 물리쳤지만 2회전에선 포르투갈의 복병 페드로 포보아에게 접전 끝에 4-5로 무릎을 꿇었다. 이달 초 신종플루에 걸리는 등 불운이 끊이질 않았던 김두산은 매트에 엎드린 채 통한의 한숨을 내뱉었다. 여자 플라이급 최유진(22)과 페더급 이미란(23)은 각각 1회전과 2회전에서 탈락했다.
한국 선수단은 태릉선수촌에서 전자호구를 분석한 뒤 맞춤형 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전자호구가 판정하는 득점이 들쭉날쭉해 당혹해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 4월 전자호구가 사용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남녀부 성적 종합 4위에 머물러 18회 연속 우승이 좌절됐었다. 당시 여자부에서는 중국, 남자부에서는 이란이 한국을 압도했다.
올림픽 전문 뉴스 웹사이트인 <어라운드 더 링스> 는 대회 첫 날 남자 80kg급 2회전 박정호(가스공사)와 우마르 시세(말리)의 경기를 예로 들면서 "이전 방식의 채점이라면 태권도 강국인 한국 선수가 이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기에서 박정호는 시세에게 4-5로 졌다.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당황한 나머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어라운드>
대회 첫날 헤비급에서 남윤배가 은메달을 따낸 남자 대표팀은 은메달 1개로 8위에 머물렀고, 여자 대표팀은 16위로 추락했다. 한국은 지난 대회에서 남자가 금 1, 은1, 동 4개, 여자가 금 3, 은 3개로 각각 종합우승을 차지했었다. 남자는 18연패, 여자는 11연패. 한국은 사흘째인 17일 남자 63kg급 염효섭(23ㆍ국군체육부대), 남자 68kg급 이인규(23ㆍ국군체육부대), 여자 53kg급 권은경(24ㆍ삼성에스원)이 대회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코펜하겐(덴마크)=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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