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에 대체로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가 어렵다. 오히려 국감이 파행을 겪었을 때는 위원장에게 1차적 책임이 돌아간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경륜과 정치력, 포용력을 갖추고 상임위를 원만하게 잘 진행하면서 좋은 점수를 얻고 있는 위원장들이 있다.
서병수(한나라당) 기획재정위원장은 이런 점에서 조명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합리적 성품을 지닌데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내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획재정위를 '일 잘하는 상임위'로 만들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기획재정위의 국세청에 대한 국감에서 여야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의 증인 채택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하지만 서 위원장이 "이런 문제로 왈가왈부하면서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당 간사간 협의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위기를 넘겼다.
지식경제위원회는 파행을 겪지 않으면서 정해진 시간에 회의를 여는 모범 상임위로 꼽힌다. 지경위가 여야의 정쟁 사항을 많이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 이유를 돌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정장선(민주당) 위원장의 균형 감각과 정치력으로 인해 여야 협조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지경위는 지난 16일 포스코 회장 선출 과정에서 정권 실세개입 의혹과 관련한 증인 채택 논란으로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정 위원장의 중재로 파국을 막았다.
변웅전(자유선진당)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은 특유의 친화력과 재치 있는 발언으로 상임위 회의를 부드럽게 진행한다. 유명 방송인 출신의 변 위원장은 이번 국감에서 '칭찬 소개'로 눈길을 끌고 있다. "소탈하고 열정이 넘치는 OOO의원" "정책자료집을 5권이나 내신 OOO의원"등 변 위원장의 상임위원에 대한 꼼꼼한 소개는 자칫 경색되기 쉬운 국감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린다. 변 위원장은 피감기관의 불성실한 답변에 대해선 군기를 잡기도 한다.
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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