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년여 만에 1만선을 회복했다. 이는 금융시장의 빠른 회복 속도와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 완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실물경제 지표가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1만 돌파가 실질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14일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44.80포인트(1.46%) 급등한 1만15.86으로 마감해 지난해 10월 3일 이후 1년여 만에 1만 선을 회복했다. 5월 기록한 최저치로부터는 약 3,450 포인트 상승했다. 지수 상승을 이끈 원동력은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다. 알코아, 인텔 등의 실적 호전에 이어 JP모건체이스도 이날 예상을 웃도는 36억달러의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날 축제분위기에 휩싸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은 일제히 '다우 10000 2.0'이라고 적힌 야구모자를 쓰고 환호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상승과 함께 석유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유가도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4% 오른 배럴당 75.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다우 1만 회복에 대한 의미 부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물경제가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30개의 우량종목(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 상승을 경제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CNN머니는 "다우 1만을 믿지 말라"고 언급했다.
실업률과 실물경기를 반영하는 지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미국 내 9월 실업률은 9.8%로 26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금도 한 달에 25만 명의 신규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다. 14일 발표된 3분기 주택 압류 건수는 전 분기보다 5%나 상승, 일자리를 얻지 못해 집을 잃는 미국인이 계속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했다.
또한 일부 기업의 실적 개선도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CNN방송은 "실적 개선은 수익 확대가 아닌 비용 감소 덕분"이라며 "비용 감소를 통한 실적 개선은 실업률과 임금 하락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전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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