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은 캠핑의 꽃이다. 캠퍼들 중에는 모닥불 피우는 재미로 캠핑을 가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어둠 속에서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는 장작의 불꽃은 캠퍼를 추위로부터 따뜻하게 지켜 준다.
모닥불은 또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 주는 특별한 힘이 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모닥불 곁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는 재미에 빠져들게 된다.
모닥불을 피울 수 있게 만든 게 화로다. 화로는 모양에 따라 역피라미드형과 사각형이 있다. 대세는 역피라미드형이다. 설치와 철수가 간단하고, 수납공간도 작다. 반면 사각형은 더치오븐을 얹어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화로는 캠핑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시작됐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화덕과 그릴이 캠핑 사이트마다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국내의 경우 캠핑장에 화덕이 설치된 곳이 거의 없어 개인이 화로를 지참한다.
화로는 요즘 한국식 캠핑 문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화로와 화로를 감싼 사각형의 테이블이 출시되면서 순식간에 캠핑의 중심 공간을 꿰찼다. 화롯가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음주를 즐긴다.
특히 화로에서 그릴용 팬이나 석쇠 등을 이용해 바비큐와 구이, 볶음 등의 요리를 즐기다 보니 테이블이 외면당하는 기현상까지 생기고 있다.
화로의 기능을 극대화하려면 적잖은 투자가 필요하다. 그릴용 팬과 화로에 맞는 석쇠, 화로 테이블, 미니의자 등을 모두 갖추려면 40만원 내외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랜턴을 걸 수 있는 삼각대나 파일 드라이브 같은 보조 장비도 필요하다.
따라서 화로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해 화로 테이블 문화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모닥불을 쬐는 용도로만 사용할 것인지는 결정해야 한다. 모닥불 용도라면 화로가 클 필요가 전혀 없다.
화로가 크면 수납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또 장작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손해다. 작은 모닥불로도 캠핑장을 충분히 따뜻하게 할 수 있다.
만약 화로 테이블을 중심으로 간다면 테이블의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최근에는 화로를 놓는 자리에 커버를 씌우면 화로 테이블 전체가 테이블로 변신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이런 제품을 사용할 경우 테이블은 가져가지 않아도 무방하다.
화로 테이블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국식 캠핑 문화의 산물이다. 설령 같은 용도의 장비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만큼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화로와 화로 테이블 활용에 대한 캠퍼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오토캠핑 바이블> 저자 김산환 오토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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