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한국경제에 더블딥(경기 회복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내 최고 이코노미스트로 꼽히는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에 더블딥 가능성이 25%이 이상이며 한국경제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 '더블딥'논란은 계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성태 총재는 더블딥 가능성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한국 경제의 움직임은 (더블딥에 가까운) W자형은 아니며 마이너스 가능성도 없다"면서 "루트( )형 모양의 완만한 상승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어 ▲지난 3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플러스로 돌아서고 ▲올해 성장률도 0∼-1% 사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3~4%대가 예상되지만 경제위기로 경제수준이 낮아진 만큼 잠재성장률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년 이후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ㆍ한은의 공통된 경기진단에도 불구, 더블딥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중인 손성원 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내년 이후 세계경제에서 더블딥이 발생할 가능성은 25%를 넘으며 지식포럼에 참석한 다른 경제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눠봐도 세계 경제 더블딥 가능성이 30% 안팎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경제의 더블딥 만큼)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 위협에 노출돼 있다"면서 "선진국 경상수지 적자와 신흥국 경상수지 흑자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더블딥 위험이 크고, 이는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 로즈 씨티그룹 부회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내년에 더 큰 문제가 올 수 있다"면서 역시 더블딥 위험을 경고했다. 전날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세계 경제가 더블딥을 경고하며 "한국 경제의 '조기 회복론'도 시기상조"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성태 총재는 출구전략 시행시기와 관련, 한국이 선진국보다는 빠를 수 있다고 말해 상대적 조기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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