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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4대강·세종시에 묻힌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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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4대강·세종시에 묻힌 국감

입력
2009.10.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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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이나 세종시가 아니면 거의 묻히는 거 같아요. 정말 공들인 자료라도 나머지 것들은 이슈화가 잘 안되네요."

최근 국정감사 자료요청을 위해 전화 통화를 하게 된 한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의 푸념이다. 전세난에, 들썩이는 집값 문제에, 대출 규제로 불똥이 튄 서민경제의 주름 등 산적한 민생현안들과 각 기관마다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들도 많은데 이런 문제들이 4대강과 세종시에 가려져 있다는 아쉬움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선 4대강 사업의 위법성에 목청을 높이던, 세종시 건설의 원안ㆍ수정론을 놓고 핏대를 세우던 의원들의 모습만 떠오른다. 반면 최근 서민 주거안정을 뒤흔든 전세대란의 원인을 정확히 꼬집고 그에 대해 책임 있게 답변한 모습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한반도의 물줄기를 다시 그리는 4대강 사업이나, 사실상의 수도건설과 다를 바 없는 세종시 문제의 중요성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미 국감 전부터 4대강 살리기와 세종시 건설 논란이 국론과 관련된 국정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이상, 또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첨예한 이상, 국감에서 크게 다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국회의원들 역시 '국감스타'로 떠오르기 위해서든, 4대강과 세종시는 벼르고 벼를 수밖에 없는 지적 현안이었을 터.

하지만 4대강과 세종시가 우리나라 국토행정의 전부일 수는 없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내몰리는 세입자들의 서글픈 현실, 갈수록 멀어지는 내집마련의 꿈에 좌절하는 서민들의 안타까운 처지 또한 4대강이나 세종시 못지 않는 중요 국정현안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입만 열면 국민과 서민을 외치는 국회의원들이라면 결코 외면해선 안될 과제들인 것이다.

더 이상 이번 국정감사에'4대강 국감' 또는 '세종시 국감'이란 꼬리표가 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전태훤 경제부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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