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주요 인사들의 정치참여 선언을 바라보는 여야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렸다. 민주당은 시민사회의 정치참여가 '반(反)MB 전선'의 강화에 도움이 되고 기존 야권에도 자극제 역할을 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좌파의 결집으로 이해하는 비판적 시각이 우세했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전병헌 의원은 14일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힘을 강화하고 야권의 체질을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2000년 낙선ㆍ낙천운동 이후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둬왔던 시민사회가 적극 참여 쪽으로 유턴한 배경이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와 역주행에 대한 반발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시민단체 정치참여가 민주당을 대신할 대안정당의 모색이 아니라 일종의 보완재 역할을 해주는 쪽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지난해 촛불정국 때 소원했던 시민사회 진영과의 관계가 노무현ㆍ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상당 부분 복원됐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야권의 분열을 우려하는 기류도 없지 않지만, 대세는 "시민사회 개혁기치가 기존 야권에 자극제가 될 것"(최재성 의원) "시민사회가 통합과 연대의 기운을 불어 넣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조정식 의원) 등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쪽이다. 한 당직자는 "비록 시민단체가 직접 선거에 참여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야권의 후보풀이 넓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선 대체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결국 반MB, 친민주당으로 귀결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모임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참여하는 인사들의 면면으로 볼 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식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한 영남권 중진의원도 "지방선거를 정치투쟁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좌파세력이 본격적으로 결집하기 시작한 것 아니겠느냐"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소장ㆍ개혁파를 중심으로 건강한 견제세력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민본21' 소속 김성식 의원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대안 모색에 적극 나선다면 정치권에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도 "편향되지만 않는다면 권력에 대한 견제ㆍ감시자로서의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의 지적과 제안까지 적극 껴안으려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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