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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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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

입력
2009.10.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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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검진이요? 괜히 검사받으러 갔다가 나쁜 소식 듣게 될까 봐 겁나서…."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멀쩡한 것 같은데 제 발로 병원 가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쁜 소식은 미루거나 피한다고 해서 비켜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라고 있는 병이 있다면 일찍 병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는 면에서 나쁜 소식이 아니라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으로 전체 사망 원인의 절반 가량(48.1%)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암은 해마다 14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6만5,000명이 사망한다. 한국 국민 4명 가운데 평균 1명은 암으로 죽을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현대 의학 기술을 모두 동원해도 아직은 완전한 예방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됐다'는 것이 반드시 나쁜 소식만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조기 발견된 암은 현대 의학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일찍만 발견하면 얼마든지 정상 생활을 하면서 천수를 누릴 수 있다.

한 예로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위암의 70% 이상이 조기 위암이다. 이러한 조기 위암은 간단한 내시경 치료나 수술로 좋은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다. 5년 이상 생존율이 90%가 넘는다.

예전에는 검사 장비 제한과 고가의 검사 비용, 인식 부족 등으로 증상이 나타난 다음에야 병원을 찾다 보니 암에 대한 치료 성적이 좋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검사 장비와 검사법이 눈부시게 발전했고, 검사 과정도 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내시경은 훨씬 가늘어졌고, 검사 화면의 선명도가 높아졌으며, 컴퓨터 단층촬영(CT) 속도가 빨라진 동시에 검사 때 나오는 방사선 피폭량은 대폭 줄었다.

암 검사뿐이 아니다. 과거에는 사실상 근접하기 어려웠던 심장 관상동맥이나 뇌동맥의 영상도 CT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비교적 간단히 찍을 수 있게 돼 혈관의 어느 부위가 좁아지거나 막혔는지, 혈관이 터질 위험이 높은 곳은 어디인지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게 됐다. 뇌혈관질환이나 심장질환도 심각한 상황이 오기 전에 얼마든지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병원에서 좋은 장비를 사용해 적절한 방법으로 정기 검진하면 조기 진단과 치료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작은' 나쁜 소식을 건강검진을 통해 제 때 알게 된다면 '큰' 나쁜 소식이 오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이런 경우엔 나쁜 소식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좋은 소식이라 여겨야 마땅하다.

정기 검진과 자신의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우리 모두 행복한 삶을 누리자.

최재원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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