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3일 후보 등록을 기점으로 사실상 10ㆍ28 국회의원 재보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5곳의 선거구가 수도권, 충청, 경남, 강원 등에 고루 흩어져 있어서 '미니 총선'이라 불리는 이번 선거는 4월29일 재보선 이후 6개월 만에 치러진다. 그 사이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와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ㆍ친서민 정책 제시 등 정치ㆍ사회적 격동이 일어나 이에 대한 민심의 평가가 선거에 어떻게 투영될지 주목된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지방선거로 가는 길목이어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따라서 수원 장안, 안산 상록을, 경남 양산, 강원 강릉,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 등 5개 선거구는 예외 없이 뜨거운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중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이다. 구체적으로 몇 개 선거구에서 이겨야 전국적 승리로 판정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표직을 던지고 양산에 출마한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가 여권 성향 후보의 난립 속에 생환하느냐, 자신의 공천을 고사하고 대신 후배의 선대위원장으로 수원 장안 선거 지원에 나선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의 도전이 성공하느냐도 관심거리이다. 안산 상록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 성공 여부도 선거 막판까지 지켜봐야 할 변수이다.
전반적 선거 구도는 역시 '이명박 정부 힘실어주기'(한나라당)와 '중간심판론'(야당)의 대결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서민에게 행복을, 지역에게 희망을'이라는 선거구호를 공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사사건건 발목만 잡는 야당이 승리하면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여당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와 심판을 캐치프레이즈로 들고 나왔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는 독주 용인이냐, 견제냐의 한판 싸움"이라며 "과도한 빚에 의한 국정운영과 4대강 견제를 위해서는 재보선을 통해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내부적으로 '2승이면 선전, 3승이면 승리'라는 기준을 세웠다. 지난 10년간 여당이 재보선에서 전패한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현재 우위를 지키는 경남 양산, 강원 강릉 지역에서 이기고 수도권과 충북 가운데서 1석만 더 얻으면 승리라는 셈법이다.
민주당은 충북, 안산, 수원에서 3승을 거두고 여권 후보가 난립한 경남 양산에서 의외의 결과를 더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이다. 다만 민주당 소속 의원이 보유했던 충청 1석을 지키고, 한나라당이 보유했던 수도권 지역구에서 1승만 더 추가해도 '선전'으로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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